윤석열 대통령, 복지부 실장 일요일 저녁 직위해제···“휴일 발령 낼 정도로 급했을까” 의문 
이상준 현대약품 대표, 생산직 직원 근무여건 개선 필요···최근 라벨 부착 오류 발생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이상준 현대약품 대표는 직업이 다르고 활동 분야와 업무도 다르다. 하지만 보건의료라는 차원에서 묶어보면 최근 일부 아쉬움이 남는 언행이 엿보인다.   

우선 윤 대통령은 지난달 4일 저녁 8시 경 임인택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을 직위해제하는 발령을 냈다. 이같은 사실은 다음 날 빠르게 확산됐고 관련 기사는 오후부터 나오기 시작했다.

대부분 기사는 최근 보건의료계 현안에 대한 대응과 관련된 경질 가능성을 추측한 바 있다. 이에 기자는 한 달 여 가량 임 실장 직위해제 배경을 수소문하고 취재해왔다. 이에 일단 합리적이고 타당성 있는 취재 결과를 얻었지만 기사는 물론 기자수첩도 쓰기 어려운 상황이다. 최종 확인이 되지 않았으며 임 실장 명예와 자존심도 고려해야 한다.   

기자가 주목하는 것은 임 실장을 직위해제한 시점이다. 주5일 근무제가 완전히 정착한 상황에서 일요일 저녁 8시 발령을 낼 정도로 시급한 사항이었느냐는 점이다. 기자의 취재 결과가 틀릴 가능성도 있지만 중대범죄나 수뢰, 기타 중요 사항이 없었다고 판단되는데 굳이 일요일 저녁 직위해제를 강행한 사유가 주목된다. 상황을 잘 모르는 국민들은 임 실장에게 큰 흠이 있는 것으로 인지할 수도 있다.   

하루 종일 업무에 시달리는 고위직 공무원은 명예를 먹고 산다. 정부중앙부처 고위공무원 가급(구 1급)은 윤 대통령이 활동했던 검찰을 기준으로 하면 검사장이 연상될 정도로 적지 않은 공직 경험과 노하우를 필요로 한다. 육성에 시간도 적지 않게 소요된다. 여기서 지난해 복지부 장관 인선 등 과거 사실을 일일이 거론하고 싶지 않다. 다만 복지부 직원들 사기와 고위직 명예, 자존심 등을 조금만이라도 배려해달라는 말을 하고 싶을 뿐이다. 오해 소지가 있는데 기자는 임 실장과 인사한 적도 명함을 주고받은 적도 없다.  

이상준 현대약품 대표는 사례가 많이 다르지만 아쉬움을 남긴 것은 유사하다. 현대약품은 최근 해서는 안 될 실수를 한 것으로 파악된다. 기자가 기사 작성 막판 치매치료제와 탈모 치료제를 혼동하기도 했지만 결국 치매약 용기에 치매약을 넣고 탈모약 라벨을 붙인 것이 확인된 경우다. 

기자가 주목한 것은 같은 공정 라인에서 벌어진 실수보다는 그 실수가 발생한 배경이다. 지난해 부분파업 과정을 취재했던 기자가 보기에는 파업 결과에 대한 실망과 그동안 불만이 누적된 상태였다. 심리적으로 업무에 대한 의욕이 감소하고 사기도 저하된 상황이었고 생산시설 낙후와 근무 여건이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이번 실수로 연결됐다는 것이 기자 판단이다. 이 부분도 오해 소지가 있지만 현대약품 직원들을 변호하는 것이 아니라 사건의 원천적 배경을 짚어 다시는 유사 사례가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역시 이 글에서 이 대표 취임 후 제기됐던 현대약품 영업직 불만이나 경영 관련 다른 사안들은 언급하지 않겠다. 호봉제가 일부 역전된 모순을 해결하고 생산직 직원들이 편하게 근무에만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달라는 희망사항을 밝힐 뿐이다. 공교롭게 앞 부분은 명예와 관련 있고 뒷 부분은 연봉과 관련이 있다. 이 글은 비판이 아니다.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들이 전체가 아닌 일부만이라도 배려해달라는 것이다. 두 사람이 얼마나 바뀔지 지켜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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