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오는 5월 모닝 부분변경 모델, 8월 레이 전기차 모델 출시 예정
모닝, 레이와 다른 시장 형성해 캐스퍼 판매량 일부 흡수할 수 있어
레이는 실내 공간 앞세워 수요 이어져···전기차 모델에도 관심 집중

[시사저널e=유주엽 기자] 기아가 올해 모닝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과 더불어 레이 전기차(EV)까지 출시하며 경차 판매를 강화한다. 지난해 국내 경차 시장에서 현대자동차 캐스퍼와 기아 레이가 맞붙었는데 올해는 기아의 우세가 점쳐진다. 기아는 기존 경차 모델을 앞세워 캐스퍼를 상대로 구관이 명관임을 입증할 계획이다. 

17일 기아자동차는 오는 5월 모닝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8월 레이 EV를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현대차가 캐스퍼로 인기를 누렸다면 기아는 올해 기존 경차 모델을 활용한 신형모델로 판매를 강화할 계획이다. 모닝은 2004년, 레이는 2011년 처음 출시가 이뤄졌다. 기존 모델을 활용한 신차의 경우 개발비용을 아끼며 신차효과를 누릴 수 있단 장점이 있다. 

모닝의 경우 캐스퍼와 전면 경쟁이 예상된다. 모닝과 레이는 같은 경차로 분류되지만 사실상 다른 시장을 노린다. 캐스퍼와 모닝은 ‘주행’을, 레이는 ‘실내 공간’을 중시하는 소비자를 노린다. 

모닝의 복합연비는 15.7km/ℓ다. 레이의 복합연비 13.0km/ℓ보다 효율이 높다. 차체 높이도 차이가 있다. 모닝의 전고는 1485mm로 레이의 전고 1700mm보다 낮아 주행 중 공기 저항을 덜 받는다. 모닝 신차는 같은 브랜드 내 레이와 경쟁하지 않고 캐스퍼의 판매량을 일부 흡수할 가능성이 있다.  

모닝의 장점은 가격 경쟁력에 있다. 모닝 판매가격은 1175만원이다. 캐스퍼 판매가격 1385만원보다 210만원 저렴하다. 페이스리프트 후 가격이 소폭 인상될 가능성이 있지만, 첫 출시 후 20년 가까이 지난 만큼 원가 경쟁력이 있어 가격 전략을 짜기에 유리하다. 

경차 모델 간 가격 및 제원 비교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경차 모델 간 가격 및 제원 비교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레이는 경차 시장에서 독보적인 실내 공간을 앞세워 모델 노후화에도 불구하고 수요가 꾸준하다. 레이 EV의 경우 최근 전기차 인기와 맞물려 흥행 가능성이 제기된다. 그동안 레이의 단점으로 경차 대비 낮은 연비효율이 지적됐으나, 전기차 모델은 유지비 측면에서 이점이 있다. 

관건은 주행거리 확보와 가격 경쟁력 유지에 달려있다. 경차는 배터리 적재 공간에 한계가 있어 주행거리 확보에서 불리하다. 아울러 배터리 가격이 높은 만큼 저렴한 가격대를 유지하기에도 부담이 따른다. 업계에선 보조금을 적용했을 때 2000만원대 중반대엔 판매돼야 경차로서 경쟁력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본다.  

모닝 신차와 레이 EV가 흥행할 경우 캐스퍼의 입지는 상대적으로 줄어든다. 경차 시장은 사실상 기아가 차지하는 셈이다. 지난해 쉐보레 스파크의 단종으로 경차 시장은 캐스퍼, 레이, 모닝 등이 남아 대결한다. 

올해 캐스퍼는 신차효과가 줄어들며 지난해에 비해 부진한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올해 1분기 캐스퍼는 총 9482대 판매됐다. 전년 동기 1만977대에 비해 판매량이 13.6% 감소했다. 동기간 레이는 1만2008대 판매되며 전년 동기 1만382대 대비 판매량이 15.7% 증가했다. 비교적 신차에 속하는 캐스퍼의 인기가 구형 모델인 레이보다도 못하다. 

최근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출시도 경차 판매의 걸림돌로 지목된다. 넓은 차체의 소형 SUV가 저렴한 가격에 출시돼 경차 시장의 성장을 가로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쉐보레 트랙스의 경우 축거(휠베이스)가 2700mm에 달하는 트랙스를 2052만원에 출시했다. 

트랙스는 모닝과 레이보다 가격이 비싸지만 실내 공간이 여유로워 첫차나 세컨드카로 선호되고 있다. 모닝과 레이 각각의 휠베이스는 2400mm, 2520mm다. 트랙스의 실내 공간이 최대 300mm나 더 여유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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