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영어기반 모델···“한국어 데이터 부족·신뢰성 문제 있어”
네이버, 검색 기반 ‘서치GPT’ vs 카카오, 채팅 활용 ‘코G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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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는 하이퍼클로바를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이퍼클로바X’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네이버

[시사저널e=이하은 기자] 챗GPT로 인공지능이 다시 주목받으면서 국내 양대 플랫폼 기업 네이버와 카카오가 개발중인 AI 모델도 주목받는다. 네이버는 검색엔진, 카카오는 메신저와 관련된 채팅 서비스를 우선 선보인단 계획이다. 

21일 IT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와 카카오는 진화하는 챗GPT에 맞서 초대규모(하이퍼스케일) AI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두 기업은 한국어를 기반으로 AI를 개발하고 있다. 챗GPT는 영어를 기반으로 학습한 초거대 언어모델(LLM)이기 때문에 한글 데이터의 정확도나 신뢰성이 떨어진다. 네이버는 그간 확보한 대량의 한국어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이퍼클로바’를 연구하고 있으며, 카카오도 한국어 초거대 AI 언어모델인 ‘코GPT’를 고도화하겠다고 밝혔다.

◇ 네이버, 검색 시작으로 서비스 연계·상품화에 ‘초점’

네이버는 검색에 활용되는 ‘서치GPT’를 시작으로 커머스·페이까지 연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서치GPT는 한국어 번역에 한계가 있는 챗GPT의 단점을 해결하고 최신 데이터를 기반으로 신뢰할 만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단 설명이다. 또한 저렴한 노트북을 사는 방법과 같이 조언이 필요한 검색은 다양한 콘텐츠를 활용한 답변을 제시할 수 있다고 밝히면서 커머스와의 연계 가능성도 내비쳤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상반기에 네이버만의 검색 경험인 서치GPT를 선보이는 것이 목표”라며 “(챗GPT 같은) 생성형 AI의 단점으로 꼽히는 신뢰성, 최신성 부족, 비용 효율화 문제를 해결하는 실험의 장을 별도로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네이버의 초거대 AI 하이퍼 클로바를 통한 상용화·수익화 전략도 공개했다. 네이버는 하이퍼클로바 개발을 위해 700페타플롭스(PF) 이상의 슈퍼컴퓨팅 인프라를 구축했다. 1PF는 1초에 1000조번 연산하는 능력이다. 한국어 기반의 데이터 학습량도 챗GPT3의 6500배에 달한다. 

네이버는 하이퍼클로바를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이퍼클로바X’를 준비하고 있다. 지금도 하이퍼클로바는 음성 기록 서비스인 ‘클로바노트’, 노인대상 서비스인 ‘클로바 케어콜’, 네이버쇼핑 등 여러 서비스에 도입돼 있다. 이를 기업간 거래(B2B) 솔루션으로 선보인단 계획이다.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는 지난 네이버 개발자컨퍼런스(DEVIEW2023) 키노트에서 “하이퍼클로바X의 최대 장점은 커스텀”이라며 “고객이 보유한 데이터를 하이퍼클로바와 결합해 니즈에 맞는 솔루션을 즉각 제공하게 된다. 기업이나 국가 기관은 각각의 목적에 맞게 최적화된 AI 서비스를 만들어 기존에 없던 가치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지 생성 AI 모델과 AI 헬스케어에 집중/사진=카카오
카카오브레인은 이미지 생성 AI 모델과 AI 헬스케어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카카오

◇ 카카오, 이미지·헬스케어 버티컬 서비스로 ‘틈새 공략’

카카오는 ‘코GPT’를 고도화해 메신저에 적용할 방침이다. 2011년 11월 카카오브레인은 60억개의 매개변수(파라미터)와 2000억개 토큰의 한국어 데이터를 바탕으로 하는 코GPT를 공개했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지난해 4분기 컨콜에서 “한국어 특화 AI 모델인 코GPT를 활용해 우리가 잘할 수 있는 날카로운 서비스에 집중할 것”이라며 “연내 전문 영역 특화(버티컬) 서비스를 빠르게 선보이며 경쟁력을 높여 가겠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기업과 같은 선상에서 경쟁하는 게 아니라 틈새시장을 노리겠단 것이다. 

이에 따라 AI 아티스트 ‘칼로(Karlo)’ 및 헬스케어 AI 판독 등 버티컬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방식으로 차별화 전략을 펼 방침이다. 칼로는 1억2000만장의 이미지에 기반한 이미지 생성 모델이다. 지난 19일 코GPT와 칼로를 결합한 ‘다다음(ddmm)’을 선보였다. 다다음은 서비스 폭주로 하루 만에 중단되기도 했다.

또 카카오그룹에서 강조하고 있는 헬스케어 사업에서도 AI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배웅 카카오브레인 최고헬스케어책임자(CHO)는 “흉부 엑스레이 의료영상의 판독문 초안을 생성하는 연구용 데모를 공개하는 게 올해 목표”라며 “판독문 초안 생성 기술의 완성도를 높이는 것과 더불어 이를 시작으로 CT, MRI, 초음파 같은 다양한 모달리티 확장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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