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L적용한 엔씨표 디지털 휴먼 제작 중

경기도 성남시 판교 엔씨소프트 사옥 / 사진 = 엔씨소프트
경기도 성남시 판교 엔씨소프트 사옥 / 사진 = 엔씨소프트

[시사저널e=이하은 기자] 엔씨소프트가 인공지능(AI) 개발 역량을 강화하며 디지털 휴먼까지 비게임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투자를 늘리고 조직도 신설했다. 디지털휴먼은 게임 뿐만 아니라 비게임 산업군에 적용 가능한 기술로 엔씨소프트는 미래 먹거리로 두 기술을 보고 있다. ‘쓰론 앤드 리버티(TL)’ 등 차기작 등에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하는 한편 기술 적용 분야를 확대할 계획이다. 

30일 엔씨소프트는 올해 신입사원 공채에서 17개 부문 중 6개 부문을 AI 기술 인력으로 확충했다고 밝혔다. AI 조직은 200명 규모로 꾸렸다. AI센터 등 AI 조직과 디지털 액터실이 협업해 3D 환경에서 구현할 수 있는 디지털 액터(Actor)를 제작하고 있다. AI센터는 게임 AI, 스피치AI, 비전 AI, 그래픽 AI 등의 연구부서로 운영한다.

올해 수행한 AI 프로젝트도 다양하다. 영상, 음성, 디지털 휴먼의 대화기술, 언어 데이터, 콘텐츠 생성 기능 등의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디지털 휴먼 대화 엔진 개발에도 비윤리적 표현이나 혐오 표현을 인식하고 대응할 수 있는 AI 윤리 기술도 개발했다.

AI 투자가 늘면서 연구개발비도 늘어나는 추세다. 올해 3분기까지 매출의 17%인 3448억원을 썼다. 지난해 연구개발비는 4288억원, 2020년 3815억원, 2019년 3097억원이다. 올해 최대 기록을 경신할 전망이다.

올해 개발한 기술 중 인공지능이 기반이 된 사진을 이용한 게임 캐릭터 생성 기법은 PC·콘솔 신작 ‘쓰론 앤드 리버티(TL)’에 적용했다. 해당 기술은 사진과 닮은 게임 캐릭터를 쉽게 생성할 수 있는 ‘AI 커스터마이징’ 기술로, TL 이용자들은 사진을 이용해 캐릭터 외형을 손쉽게 만들 수 있다. 

‘리니지: 리마스터’에서 개인간 대전(PVP) 콘텐츠에 강화학습 AI도 적용했다. ‘셀프-플레이 러닝(Self-Play Learning)’ 기술을 도입해 똑같은 패턴이 아닌 여러 상황에 맞게 지능적으로 전투할 수 있도록 개발했다. 

엔씨소프트는 올해부터 AI 기술을 게임이 아닌 비게임 분야에 접목하기 위해 시도하고 있다. 지난 7월 디지털 액터실을 신설했다. 정병건 실장을 영입해 비주얼 분야의 역량을 높였다. 정 실장은 국내 최초의 버추얼 인플루언서 ‘로지’ 프로젝트에 참여했으며, 영화 아바타, 인터스텔라,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제작에도 참여한 바 있다. 

정 실장은 “AI 기술을 접목해 사람과 자연스럽게 대화하고 상호 작용할 수 있는 디지털 액터를 구현하는 것이 최종 목표”라며 “엔씨의 인플루언서를 론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4월 엔씨소프트는 애니메이션 및 AI 연구조직을 이끌 이제희 최고연구책임자(CRO)를 영입했다. 이를 통해 엔씨소프트가 축적한 AI 기술을 디지털 휴먼 연구개발에 접목하는 데 속도를 높일 계획이다. 

이 CRO는 “디지털 휴먼을 구현하기 위해 단순히 한두 가지 기술에 집중하기보다는 여러 기술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사고방식이 가장 중요하다”며 “딥러닝, 물리 시뮬레이션, 컴퓨터 비전, 음성 합성, 음성인식 등 다양한 기술을 복합적으로 구성하고 하나의 시스템으로 구축하는 과정이 기술적 도전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엔씨소프트는 AI 원천 기술 고도화 및 활용성을 넓히는데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AI, 디지털 휴먼 등 차세대 첨단 기술의 연구개발 분야를 글로벌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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