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성장률 전망치, 올해 경제성장률보다 0.7%↓
대내외 위기 속 수출부진·무역적자 장기화 영향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염현아 기자] 주요 기관들이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1%대로 예고해 경기 둔화가 본격화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미중 무역분쟁 등 해외발 위기에 고물가·고금리로 내수가 크게 위축돼 내년 하반기까지 어려움이 지속될 전망이다.  

최근 아세안+3 거시경제 조사기구(AMRO)는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로 1.9%를 제시했다. 올해 경제성장률 2.6%에서 무려 0.7% 떨어진 것이다. AMRO는 지난 4월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로 3.0%, 내년 전망치로 2.6%를 제시한 바 있다. AMRO는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이유로 민간 소비와 수출 감소, 긴축적 금융 상황과 대외 수요 악화에 따른 투자 저조 등을 꼽았다.

앞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8%), 한국개발연구원(KDI, 1.8%), 산업연구원(1.9%), 피치(1.9%) 등 주요 기관들도 한국의 내년 성장률을 1%대 후반으로 예상했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은 가장 낮은 1.5%를 제시했다.

주요 전망 기관들의 경기 둔화 예고에 정부도 우려를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다. 기획재정부가 최근 발간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12월호'에도 "우리 경제는 물가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내수 회복 속도가 점차 완만해지고 수출 및 경제 심리 부진이 이어지는 등 경기 둔화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앞서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제1차 국정과제 점검회의'에서 "우리 경제는 세계적인 복합 경제 위기에서도 3분기까지 3% 성장하며 상대적으로 양호한 성적을 거뒀지만, 최근경기가 하강하고 있어 우리 경제도 예외일 수 없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전 세계적으로 고물가·고금리가 계속되면서 내수 위축,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한 수출 감소 등이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물가 안정세는 내년 하반기 이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로 인한 국제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무역수지 적자 폭이 커지고 있는 점도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한국은 올해 역대 최고 수출액을 달성했지만, 에너지 수입이 증가하면서 무역수지 적자 폭은 커지고 있다. 올해 1~11월까지 무역 적자 폭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23억달러 증가했다. 정부도 계속되는 수출감소와 무역적자를 돌파할 정책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드러냈다.

추 부총리는 "10월부터 수출이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며 "내년 세계 교역량이 줄고, 주력인 반도체가 좋지 않을 것 같아 수출과 투자를 위한 정부의 고강도 정책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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