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젠바이오 자회사 테라젠헬스 9월 출범···7월부터 롯데헬스케어와 건강관리 플랫폼 추진 
롯데헬스케어 “지분 인수 검토, 결정된 것 없다”···내년 상반기 플랫폼 론칭 목표, “현재 업무협력 집중”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테라젠이텍스 고진업 대표와 류병환 대표가 올 상반기 매출과 수익성 증가를 실현했다. 테라젠이텍스의 전반적 사업 매출이 활발한 가운데 관계사인 테라젠헬스를 통해 롯데그룹과 협력관계를 강화할지 주목된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테라젠이텍스 최고 경영진은 고진업 대표이사 부회장과 류병환 대표이사다. 1952년생 고진업 대표는 현재 테라젠이텍스 종속회사인 리드팜 부회장도 맡고 있다. 의약품 유통업계 관계자는 “고 대표는 유통업체 진업약품을 시작으로 약국체인 리드팜을 설립하는 등 약업계에서 자수성가한 인물”이라고 말했다. 1958년생 류병환 대표는 서울대 약대와 서강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SK케미칼 전략기획, R&D, 마케팅, 해외사업 상무를 거쳐 서울제약 대표이사와 영진약품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테라젠이텍스는 연결재무제표 기준, 지난 2019년 1381억원, 2020년 1430억원, 2021년 1666억원 매출을 달성했다. 이어 올 상반기 941억원 매출을 올려 전년대비 21.2%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2019년 37억원, 2020년 –63억원, 2021년 –74억원을 기록했다. 상반기 44억원을 올려 흑자로 전환됐다. 이처럼 테라젠이텍스 상반기 경영실적이 호조를 보인 것은 전반적 사업 부문 매출이 고르게 성장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테라젠이텍스 매출구조를 보면 상반기 제약사업부문이 435억원을 기록했다. 이어 전문의약품 유통사업부문 387억원, 유전체사업부문 98억원, 헬스케어부문 22억원이 뒤를 잇고 있다. 주요 품목 실적을 보면 소화기관용제 96억원, 순환기관용제 86억원, 해열소염진통제 66억원, 항생·항진균제 56억원, 호흡기관용제 51억원, 정신신경용제 19억원, 내분비계 14억원 순이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테라젠이텍스 경영이슈는 관계사를 통해 롯데그룹과 협력관계를 유지하느냐로 요약된다. 우선 테라젠이텍스는 제약업계에서 ‘스핀오프’를 효율적으로 활용한 업체로 꼽힌다. 스핀오프란 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특정 사업을 독립시키는 회사 분할을 지칭한다. 실제 테라젠이텍스는 지난 2013년 메드팩토를 분사한 데 이어 2020년 바이오 사업을 물적분할, 테라젠바이오를 설립했다. 테라젠바이오는 다시 지난 9월 3개 사업부문 중 하나인 유전체분석사업부문 분사를 통해 테라젠헬스를 출범시켰다.   

이처럼 테라젠이텍스의 스핀오프 전략에 따라 지난달 출범한 테라젠헬스의 향후 지분 변동 가능성과 경영권을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롯데헬스케어가 테라젠헬스 지분 인수를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참고로 테라젠헬스는 테라젠바이오가 100% 지분을 갖고 있는 자회사다. 대표는 테라젠바이오와 동일한 황태순 사장이다. 롯데헬스케어는 롯데그룹이 신성장 사업으로 낙점한 헬스케어 사업을 전담하기 위해 700억원을 투자, 올 4월 설립한 법인이다.

이미 롯데헬스케어는 분사 전인 지난 7월 테라젠바이오와 유전체 분석 서비스 기반 공동 사업 추진을 위한 투자 및 전략적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당시 두 회사는 향후 유전체 검사 서비스 사업 관련 협력 및 신규사업을 공동 추진한다고 밝혔다. 롯데헬스케어가 새롭게 구축하는 건강관리 플랫폼은 유전체 검사 결과와 개인 건강 데이터 등을 기반으로 추천 알고리즘을 통해 건강기능식품, 식단, 운동 등 개인맞춤형 건강관리 토탈 솔루션을 제공할 예정이다. 의료기관과 협력을 통해 분석-처방-관리-보상으로 이어지는 플랫폼 프로세스를 통해 인체를 과학적으로 이해하고 효과적으로 건강을 관리할 수 있는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회사측 구상이다. 롯데헬스케어가 목표로 하는 맞춤형 건강관리 플랫폼 론칭 시점은 오는 2023년 상반기다.  

이와 관련, 롯데헬스케어는 현재로선 결정된 내용이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롯데헬스케어 관계자는 “7월 이후 업무협력을 진행하고 있으며 협력 대상은 분사된 테라젠헬스”라며 “테라젠헬스 지분 인수나 투자와 관련, 결정된 것은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유전체 검사 서비스와 관련, 향후 발전시킬 수 있는 방안이나 내용이 있는지 검토하고 있다”며 “현재로선 테라젠헬스와 협력에 집중하는 단계”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롯데헬스케어 관계자는 “내부에서 현재 테라젠헬스 지분 인수를 검토하는 것은 맞다”면서 “검토 완료 등 향후 일정은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테라젠헬스도 구체적 입장 표명을 유보했다. 테라젠바이오 관계자는 “(롯데헬스케어의 테라젠헬스 지분 인수 검토에 대해) 통보 받은 것이 없고 밝힐 내용도 없다”고 말했다. 결국 테라젠이텍스 관계사가 롯데헬스케어와 협력을 진행하는 가운데 테라젠헬스 지분 인수 등에 대해 롯데헬스케어가 결정한 내용은 없는 상태로 요약된다. 향후 두 회사 업무협력이 어떤 행태로 귀결될지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지분 인수나 합병 등은 외부로 공개할 수 있는 내용이 적을 수 밖에 없다”며 “테라젠이텍스가 여러 차례 분사한 관계사 경영이 안정되려면 다소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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