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전망치 하회···반도체 공급 과잉·스마트폰 수요 둔화 여파
[시사저널e=이호길 기자] 삼성전자가 지난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76조원, 영업이익 10조8000억원의 잠정 실적을 기록했다고 7일 밝혔다. 전년 동기보다 매출은 2.73%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31.73% 줄었다. 전 분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55%, 23.4% 감소했다.
이번 실적은 컨센서스(시장 평균 전망치)를 하회한 수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삼성전자가 3분기에 매출 78조3062억원, 영업이익 11조8683억원을 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매출은 시장 전망치보다 약 2조원, 영업이익은 약 1조원 더 낮았다. 인플레이션(물가 상승)과 금리 인상에 따른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로 반도체 수요가 줄고, 스마트폰과 태블릿 PC 등 IT 기기 판매량도 감소하면서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이날 사업부별 성적표는 발표되지는 않았지만, 삼성전자 실적을 지탱하는 반도체 사업은 지난 3분기 7조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올려 전년 동기(10조600억원) 대비 30% 가까이 감소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 기간 메모리 반도체 공급 과잉으로 재고가 쌓이고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전 분기 대비 10% 이상 하락했다.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모바일경험(MX)과 네트워크사업부는 3조원 이하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3분기(3조3600억원보다)보다 10% 이상 감소한 수치다. 증권업계는 수요 약세로 삼성전자가 3분기에 약 6400만대의 스마트폰을 출하해 물량이 전년 동기(6950만대)보다 7% 이상 줄어들었을 것으로 본다.
TV 사업을 담당하는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와 가전 부문도 수요 위축에 따른 판매량 감소로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0% 가까이 떨어졌단 분석이다.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은 7600억원이었지만, 이번에는 4000억원 이하를 기록했을 것으로 증권업계는 추산한다.
다만 삼성디스플레이는 1조600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올려 전년 동기(1조4900억원)보다 소폭 상승했을 것으로 보인다. 애플에 공급하는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출하량이 증가하고, 대형 패널 부문에서는 액정표시장치(LCD) 라인 가동 중단으로 적자 폭이 감소되면서 실적 개선이 가능했을 것이란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