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긴축속도 늦출 정도 아니다" 해석이 영향
8월 실업률은 상승···9월 '자이언트 스텝' 가능성↓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입회장에서 한 거래원이 머리 위 대형 증시 모니터를 올려다 보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유길연 기자] 미국 고용지표가 크게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수준으로 나왔지만 뉴욕 증시는 하락 마감했다. 고용 수준이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긴축 속도를 늦출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해석이 장 후반 확산된 결과로 풀이된다.  

2일(미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과 비교해 337.98포인트(1.07%) 하락한 31,318.44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 대비 42.59포인트(1.07%) 떨어진 3924.26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54.26포인트(1.31%) 내린 11,630.86에 장을 마감했다. 

이번 미 증시의 최대 변수는 8월 비농업 고용 보고서 발표였다. 고용지표가 8월에도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오면 미연준이 긴축의 강도를 높일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고용시장이 큰 폭으로 개선되면 연준은 그만큼 인플레이션 관리에 집중할 여력이 확보된다. 

고용지표가 공개되자 장 초반 상승했다. 시장에서는 고용 보고서 결과에 대해 '골디락스'(너무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수준)라는 분석이 나왔기 때문이다. 이날 미 노동부는 8월 비농업 부문 고용이 31만5000명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전문가들의 예상치(31만8000명 증가)보다 소폭 밑돌았으나 월가 예상에 대체로 부합했기 때문이다. 직전 월(52만6000명) 증가 규모보다는 크게 못 미쳤다. 

하지만 장 후반에 내림세로 전환되면서 하락 마감했다. 이번 보고서에는 연준의 긴축을 강화할 만큼의 큰 폭의 지표개선은 없었지만, 그렇다고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정도는 아니라는 해석이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천연가스를 둘러싼 유럽과 러시아의 분쟁 리스크도 증시 하락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도 있다.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들은 이날 공동 성명을 통해 러시아산 원유와 석유제품에 대한 가격상한제를 긴급하게 시행하기로 합의했다. 그러자 러시아는 이날 독일로 연결하는 가스관 ‘노르트 스트림-1’을 통한 가스 공급 중단을 돌연 통보했다. 시장에선 G7의 가격상한제 시행에 대한 ‘맞대응’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유럽과 러시아의 갈등이 심화될수록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져 증시에 악영향을 끼친다. 

한편, 시장에선 이번 고용보고서로 인해 연준이 세 차례 연속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8월 고용규모는 늘었지만 실업률은 3.7%로 직전 월(3.5%) 보다 상승했기 때문이다. 8월 실업률은 올해 2월 이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연준이 이번달(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은 56.0%로 전일(70%대)보다 하락했다. 반면 연준이 0.50%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은 44.0%로 전일(20%대) 대비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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