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 리스크 해소에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 문제 이상무”
바이오·모빌리티·인프라에 15兆 투자, 핵심 기업 인수 최우선

신동빈 롯데 회장이 2018년 10월 집행유예 출소 후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출근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신동빈 롯데 회장이 2018년 10월 집행유예 출소 후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출근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유호승 기자] 신동빈 롯데 회장이 광복절 특별사면 명단에 포함됐다. 사법 리스크가 해소된 신 회장은 그룹의 신사업을 빠르게 성장시키기 위해 해외 출장 및 글로벌 기업과의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광폭행보에 나설 것으로 확실시된다.

정부는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임시 국무회의를 열어 광복절 특사 최종 대상자를 발표했다. 신동빈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기업인은 고물가와 고금리, 고환율 등 삼중고로 신음하는 한국경제의 위기극복 차원에서 사면 명단에 이름이 올랐다.

롯데는 바이오와 모빌리티, 인프라 등을 그룹의 3대 주력사업으로 선정해 육성 중이다. 신 회장의 족쇄가 풀린 만큼, 이 분야를 중심으로 대규모 투자 및 기업 인수에 나설 전망이다. 롯데는 앞서 최근 향후 5년간 이 분야에 15조2000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대부분의 자금은 관련 사업에서 굵직한 모습을 보이는 기업 인수에 쓰일 것으로 관측된다.

바이오의 경우 롯데지주에서 별도 법인으로 독립한 롯데헬스케어와 롯데바이오로직스를 중심으로 투자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헬스케어는 올해 4월 출범해 내년 상반기에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 솔루션 ‘헬스케어 전문 커머스 플랫폼’을 선보일 계획이다. 디지털 헬스케어 전문기업 ‘온택트헬스’와 손잡고 통합 추천 알고리즘 개발에 착수 중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2030년까지 글로벌 톱10 바이오 CDMO(위탁개발생산) 기업으로의 도약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바이오 사업에 경험치가 부족한 롯데는 글로벌 기업 인수에 가장 적극적이다. 미국 뉴욕 시러큐스에 있는 ‘BMS’의 바이오 의약품 생산공장 인수를 진행 중이다. 인수 규모는 약 2800억원이다. 국내에선 1조원 규모의 생산 인프라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

롯데그룹의 도심항공모빌리티(UAM) 계획도. /사진=롯데
롯데그룹의 도심항공모빌리티(UAM) 계획도. /사진=롯데

모빌리티는 도심항공모빌리티(UAM)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이 사업은 롯데가 보유한 오프라인 거점을 기반으로 지상과 항공을 연계한 국내 교통 인프라 구축에 초점이 맞춰졌다.

인프라 분야는 전기차 충전소 중심으로 진행 중이다. 마트 및 백화점, 호텔 주차장 등의 충전소를 앞으로 1만대까지 늘릴 방침이다. 롯데렌탈은 약 8조원을 투입해 전기차 24만대를 도입해 렌터카로 활용할 예정이다.

신사업과 함께 기존 사업에 대한 투자도 이어간다. 유통·식품·화학 분야에 21조8000억원을 쏟는다. 유통의 경우 이커머스 사업이 기대에 미치지 못해 새로운 플랫폼 전략과 조직쇄신으로 반전을 꾀한다.

식품군은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메가 브랜드를 육성하고 가치사슬을 고도화한다. 아울러 와인과 위스키 등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에 변화를 주는 동시에 대체육과 건강기능식품 등 미래 먹거리 관련 기업 인수를 노린다.

화학 사업은 롯데케미칼을 중심으로 5년간 수소와 전지 소재 사업에 1조6000억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다. 국내 수소 인프라 구축에 맞춰 국내외 파트너사와 JV(합작사)를 설립할 계획이다.

롯데 관계자는 “신동빈 회장은 집행유예 상태여서 해외 기업과 네트워크를 쌓을 때 어려운 점이 많았다”며 “글로벌 기업은 협력 관계를 맺을 때 회사뿐만 아니라, 오너의 도덕성도 중요하게 판단한다. 이제 사법 리스크가 해소된 만큼 예전처럼 활발한 활동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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