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월배당 ETF인 ‘SOL 미국 S&P500 ETF’ 21일 상장
연금계좌 투자자 수요 대응···추가 월배당 ETF 출시 준비 중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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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조재민 대표가 이끄는 신한자산운용이 국내 최초로 월배당 ETF를 출시하면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그동안 미국 증시에는 월배당 ETF가 다수 상장되어 있지만 국내 증시에는 없어 투자자들의 아쉬움이 적지 않았다.

신한자산운용은 월배당 ETF시리즈를 추가로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신한자산운용의 월배당 ETF 출시 전략은 연금계좌 고객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

연금계좌로는 해외 상장 ETF에 투자할 수 없고 국내 증시 상장 ETF만 살 수 있는데 국내 증시에 상장된 해외 ETF에 투자할 경우 세금을 크게 아낄 수 있다.

◇ 신한자산운용, 월배당 ETF 계속 내놓는다

21일 신한자산운용에 따르면 이날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국내 최초 월배당 ETF인 ‘SOL 미국S&P500’에 이어 후속 월배당 ETF가 시리즈로 출시될 예정이다.

박수민 신한자산운용 ETF운용센터 부장은 “이번에 상장한 SOL 미국S&P500 ETF는 여러 종목군이나 ETF를 조합할 필요가 없이 월배당을 받을 수 있는 국내 최초 ETF”라며 “향후 다양한 월배당 ETF 라인업이 준비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한자산운용이 이날 상장한 SOL 미국S&P500 ETF는 미국 S&P500지수를 추종하는 ETF로 국내 최초의 월배당 ETF다. 매달 마지막 영업일을 기준으로 분배금이 월 1회 지급되는 방식이다.

국내 증시에는 미국 S&P500지수를 추종하는 ETF로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미국 S&P 500이나 삼성자산운용의 KODEX 미국 S&P 500 TR, KB자산운용의 KBSTAR 미국 S&P 500, 한국투자신탁운용의 KINDEX 미국 S&P 500, ARIRANG 미국S&P500 등이 상장되어 있다. 하지만 이들은 모두 1, 4, 7, 10월의 마지막 영업일 및 회계기간 종료일을 분배금(배당)기준일로 삼는 분기배당 ETF다.

국내는 물론 미국에도 S&P500 지수를 단순 추종하는 월배당 ETF는 사실상 없다. 그동안 S&P500 지수에 투자하며 월배당을 바라는 투자자들은 국내외 S&P500 지수추종 ETF 3종을 조합해 월배당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했다.

미국 증시에 상장된 S&P500 지수 추종 대표 ETF로는 SPDR S&P 500 ETF Trust(티커명 SPY)와 VANGUARD S&P 500 ETF(티커명 VOO), iShare Core S&P 500 ETF(티커명 IVV) 등이 꼽힌다. SPY의 분배금 지급은 1, 4, 7, 10월이고 VOO와 IVV의 분배금지급은 3, 6, 9, 12월이다. SPY와 함께 VOO나 IVV 가운데 하나, 그리고 국내 상장 S&P 500 ETF 가운데 하나를 조합한다면 매달 분배금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무척이나 복잡한 계산 과정과 매수 작업을 거쳐야 한다. SOL 미국S&P500 ETF 하나를 매수한다면 간단히 해결된다. SOL 미국S&P500 ETF의 최대 장점은 편리성인 셈이다.

수수료(총보수) 역시 낮은 편이다. SOL 미국S&P500 ETF의 수수료는 0.05%로 KBSTAR 미국S&P500(0.021%)에 이어 두 번째로 낮다. TIGER 미국S&P500, KINDEX 미국S&P500, ARIRANG 미국S&P500의 경우 수수료가 0.07%다. SPY 수수료는 연 0.09%이고 VOO와 IVV의 수수료는 연 0.03%다.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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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금계좌 집중공략, 조재민의 승부수

신한자산운용은 올해 초 KB자산운용 대표를 두 번이나 역임한 조재민 대표를 신임 대표로 영입하는 파격적인 승부수를 던졌다. 조 대표의 부임 이후 신한자산운용이 ETF 시장에서 변화가 시도할 것이라는 관측은 꾸준히 제기됐다. 

신한자산운용이 월배당 ETF에 힘을 주는 전략은 연금계좌 고객들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의 최대 고민 가운데 하나는 세금이다. 미국 증시에 상장된 주식과 ETF의 경우 250만원을 초과하는 매매차익에 대해서는 22%의 양도소득세가 부과되고 배당금에는 15%의 배당소득세가 부과된다. 양도소득은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이 아니지만 배당소득은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에 포함된다. 국내에 상장한 해외주식형 ETF의 경우 매매차익과 배당에 대해 모두 15.4% 세금을 내야 한다.

하지만 연금저축과 IRP 같은 연금계좌를 활용한다면 세금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연금계좌에서는 해외 상장 ETF 투자가 불가능하지만 국내 상장된 해외주식형 ETF는 투자할 수 있다.

연금계좌에서는 ETF 매매차익이나 배당이 발생하더라도 당장 세금을 부과하지 않고 수령시까지 이연된다. 세율도 낮출 수 있다. 55세 이후에 연금 형태로 인출하면 3.3~5.5%의 연금소득세만 납부하면 된다. 배당소득세 15.4%를 떼이지 않고 재투자가 가능하기에 수익률을 극대화할 수 있다.

김정현 신한자산운용 ETF운용센터장은 “연금계좌에서 SOL 미국S&P500 ETF로부터 매달 받는 배당금을 전기차, 반도체 등의 테마 ETF에 재투자하여 알파 수익을 추구하는 전략의 운용 방법을 추천한다”고 밝혔다.

SOL 미국S&P500 ETF의 분배금은 연 1.74%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단순 지수추종 ETF라 배당률이 높지는 않지만 신한자산운용은 향후 다양한 월배당 ETF를 출시할 예정이다.

미국 증시에는 이미 다수의 월배당 ETF가 상장되어 있다. 이들은 주로 커버드콜, 고배당저변동지수 등 각자 고유의 투자 방식을 내세우며 높은 분배금을 지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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