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케어·콘텐츠 소셜 분야 스타트업 대규모 투자 러쉬

[시사저널e=최다은 기자] 국내 스타트업 투자 유치 금액이 지난 1월에 이어 지난달에도 1조원 이상을 기록하며 연초부터 투자 호조세가 이어지는 모양새다. 특히 헬스케어와 콘텐츠·소셜 분야 스타트업에 대규모 투자금이 쏠린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2월 스타트업 투자금 유치 현황./ 표=정승아 디자이너
지난 2월 스타트업 투자금 유치 현황./ 표=정승아 디자이너

26일 스타트업얼라이언스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스타트업이 유치한 투자액은 총 1조1607억원(109건)으로 지난 1월(1조2552억원)에 이어 두 달 연속 1조원이 넘는 투자가 이어졌다. 전년 동기 5277억원(73건) 대비 2.2배 늘어난 수치다. 해당 통계는 시중에 공개된 투자액만 합산한 수치로 실제 스타트업 투자 규모는 이보다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헬스케어’ 분야 스타트업들 중 지난달 16곳이 투자 유치에 성공하면서 분야별 가장 많은 투자 건수를 기록했다. 익명 심리상담 플랫폼 마인드카페를 운영하는 아토머스가 20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했다. 또 유전체 분석 기업 싸이퍼룸도 국내외 벤처캐피탈(VC)로부터 195억원의 시리즈B 투자금을 조달받았다.

‘이커머·물류’ 분야 투자는 15건으로 헬스케어 다음으로 좋은 성적을 거뒀다. 글로벌 이커머스 플랫폼 고미코퍼레이션이 125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했다. 지난해 상반기 시리즈A를 유치한지 10개월 만이다.

투자액 기준으로는 ‘콘텐츠·소셜’ 분야에 가장 많은 투자금이 쏠렸다. 콘텐츠 소셜 분야 스타트업 13곳에서 1943억원의 투자금이 유치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전자책 플랫폼 리디는 싱가포르 국부펀드인 싱가포르투자청(GIC) 등으로부터 1200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해 1조6000억원에 달하는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1000억원을 상회하는 대규모 투자 유치도 주목된다. 반도체 설계 플랫폼 세미파이브는 130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 유치를 마무리하며 지난달 가장 높은 투자금액을 조성했다. 주차관제 플랫폼 아이파킹을 운영하는 파킹클라우드와 모바일 게입업체 해긴도 각각 1000억원대 투자를 끌어냈다.

연초부터 이어진 스타트업 투자 열풍은 이달에도 계속되는 모습이다. 메타버스 플랫폼 브이에이코퍼레이션은 지난 14일 사모펀드(PEF) 운용사 파라투스인베스트먼트로부터 100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계약을 체결했다. 또 자율주행 로봇 스타트업 베어로보틱스는 최근 IMM 프라이빗에쿼티(PE) 등으로부터 100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했다. 서비스 로봇 업계 사상 최대 규모다.

업계에서는 스타트업 투자 열풍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기대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이사는 “제조 대기업이 주도권을 쥐었던 상품경제 시대가 쇠퇴하고 서비스경제와 경험경제 시대가 되니 IT 플랫폼 스타트업들이 주도권을 쥐고 있다”며 “제2 벤처 붐은 한국만이 아닌 글로벌한 산업 전환기에 나타난 전 세계적 현상이라 당분간 이 같은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