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내년 상반기까지 개소세 3.5% 유지
“내년 출고 소비자도 혜택 받을 것”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1월 2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48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에서 내년 상반기까지 자동차 개소세 인하 조치를 연장한다고 밝혔다. / 사진=기획재정부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1월 2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48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에서 내년 상반기까지 자동차 개소세 인하 조치를 연장한다고 밝혔다. / 사진=기획재정부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정부가 올해 말 종료 예정이던 자동차 개별소비세(개소세) 인하 조치를 내년 상반기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최근 반도체 대란에 따른 출고 지연으로 연말 차량을 계약해도 개소세 혜택을 받지 못할 것으로 우려했던 소비자들은 이번 조치로 인해 한시름 덜게 됐다.

23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 48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에서 “올해 말 종료 예정이던 개소세 인하 조치를 내년 6월까지 6개월 연장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올해 차량을 구입했으나 내년 상반기에 차량이 출고되는 소비자들도 구입 비용을 절감토록 조치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본격 확산한 지난해 3월 소비 진작을 위해 개소세를 기존 대비 70% 낮췄고(5→1.5%), 지난해 7월에는 인하폭을 30%으로 축소하며(5→3.5%) 조치를 유지했다. 이후 올해에도 인하폭을 유지했다.

최근 국내 자동차 업계는 전세계적인 반도체 부족 사태로 인해 차량 출고 지연이 장기화되고 있다.

신차 구매정보 플랫폼 겟차에 따르면 이달 초 신차를 계약할 경우 현대차 아반떼는 5개월, 아이오닉5는 8개월, 싼타페 하이브리드는 9개월 이상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아는 인기 차종인 K5는 4개월, 카니발 7개월, K8 8개월, 스포티지 9개월, 쏘렌토 하이브리드는 11개월 이상 기다려야 한다. 제네시스는 최근 출시한 GV60는 1년 이상, GV70 5개월, GV80은 6개월 이상 걸린다.

수입차도 벤츠, BMW 등 인기 브랜드의 주력 모델의 경우 6개월 이상 출고 대기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국내외 자동차 업체들은 일부 기능을 빼고서라도 출고 시기를 앞당기고 있다. 개소세 인하 종료 전에 출고를 완료해 고객 이탈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였다.

현대차와 기아는 일부 사양을 제외하는 대신 가격을 인하하고 대기 기간을 줄이는 방식으로 차량을 출고하고 있다. 아이오닉5의 경우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를 포함한 파킹어시스트와 프레스티지 초이스, 4륜구동, 디지털 사이드미러를 선택하지 않으면 차량 인도 시점을 앞당길 수 있다.

기아는 K8 노블레스 이상 트림에 적용되는 후방주차 충돌방지 보조와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 기능을 빼면 기존 가격에서 40만원을 인하해준다. 카니발도 스마트 파워 테일게이트 기능을 제외하면 40만원을 할인한다.

벤츠코리아는 올해 중순부터 일부 모델에 한해 LTE 통신 모듈을 제외한 채 출고하고 있다. 통신 모듈이 빠지면 메르데세스 미 애플리케이션, SOS 기능 등을 사용할 수 없다.

BMW는 6시리즈 GT모델에서 서라운드 뷰 기능을 뺀 대신 가격을 내려 출고하고 있다. 

한국GM과 르노삼성자동차, 쌍용차의 경우 내수 판매가 저조해 아직까지 반도체 대란으로 인한 출고 지연 문제는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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