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주 한강맨션 내달 입찰, 조합설립인가 목전에 둔 리모델링 사업장도 물밑작업 치열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서울 용산구 동부이촌동 리모델링 사업 현황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국내 대형 건설사들이 서울 동부이촌동으로 집결하고 있다.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정비사업이 일제히 속도를 내는 영향이다. 동부이촌동이 정비사업을 통해 강북의 전통적 부촌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된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재건축 추진단지만도 10여 곳이다. 사업추진이 빠른 곳은 한강맨션과 한강삼익으로 이들은 사업시행인가까지 획득했다. 동부이촌동의 대장주인 한강맨션은 지난 13일 시공사 선정에 앞서 현장설명회를 진행했는데 1군 건설사인 삼성물산과 GS건설, 현대건설 등 6개사가 참석했다. 입찰마감은 내달 29일이나 업계에서는 이중 삼성물산과 GS건설의 참여만큼은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두 곳이 맞붙게 되면 2015년 서초구 서초동 무지개아파트 재건축 이후 6년만의 대결이 된다. 해당 사업장은 강북 노른자위 동부이촌동의 핵심으로 불린다. 공사비만 6200억원 규모다.

대장의 시공사 선정이 가시화되자 인근 단지도 들썩이고 있다. 조합설립인가를 완료한 단지만도 산호, 왕궁, 강변강서, 한양철우, 한남시범, 신동아 등 다수다. 중산시범 아파트는 이보다는 더디지만 추진위원회 승인 단계를 밟고 있다.

재건축에 대한 사업성 저하 및 인허가 단계가 까다로워지면서 리모델링으로 선회한 단지도 많다. 이촌코오롱은 조합설립인가를 완료했고 이촌강촌은 조합설립인가 신청을 앞두고 있다. 이밖에 한강대우, 이촌우성, 한가람 등 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초반에 준공된 다수의 아파트들이 새집에 대한 열망으로 동의서를 징구하며 리모델링 사업에 발을 들였다.

이에 건설사들 역시 재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리모델링 사업장 가운데 조합설립인가를 가장 빨리 받은 이촌코오롱은 최근 삼성물산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이 사업장은 올해 안에 시공사 선정작업을 완료할 방침이다.

한가람아파트는 아직 조합설립조차 되지 않은 상태지만 동부이촌동 내 리모델링 추진 단지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만큼 건설사들의 물밑작업이 치열하다. 현대건설은 지난 6월 한가람아파트 소유주를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고 자사 하이엔드 브랜드인 디에이치 적용을 약속하기도 했다. 이밖에 삼성물산, 현대건설, GS건설, 포스코건설 등도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동부이촌동에 대한 정비사업 기대치는 당분간 커질 수 밖에 없다고 예상한다. 서울의 공급물량 자체가 적어 정비사업에 대한 주목도가 큰 데다가 다양한 형태의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단군이래 최대 재개발로 불리는 한남3구역을 포함한 한남뉴타운 개발이 속도를 내면서 동부이촌동의 정비사업 역시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건설사들이 시공권 확보를 위한 입찰에 몸사리는 추세임에도 동부이촌동에는 모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라며 “전통적 부촌인데다 한강뷰 선호 추세라는 시대적 흐름까지 겹쳐 시공권 쟁탈은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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