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인 KB국민은행장, 광고 출연···'디지털' '친근함' 이미지 구축
시중은행장, SNS 뿐만 아니라 메타버스도 적극 활용

허인 KB국민은행장(가운데)과 인기 걸그룹 '에스파(aespa)’가 출연한 광고영상 ‘KB와 에스파의 만남’의 한 장면 / 사진=KB국민은행

[시사저널e=유길연 기자] 금융권 최고경영자(CEO) 들이 최근 ‘MZ세대’(2030세대)와 소통하기 위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메타버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광고에도 직접 출연하고 있다. 금융의 디지털화가 가팔라지면서 디지털 금융거래에 익숙한 젊은 층과의 소통이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최근 걸그룹 ‘에스파(aespa)’와 광고모델계약을 체결하고 ‘KB와 에스파의 만남’을 담은 티저 영상을 공개했다. ‘넘버원 금융플랫폼 기업’을 목표로 삼은 KB는 현실세계 뿐만 아니라 가상세계에서도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에스파를 통해 ‘디지털 이미지’를 구축하고자 했다.   

광고 영상에서 눈에 띄는 점은 허인 국민은행장이 직접 출연한 점이다. 영상은 에스파가 허 행장의 초대를 받으며 KB의 디지털 세계로 건너간다는 내용으로 전개된다. 

금융권에서는 허 행장의 출연 방식을 두고 신선한 접근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기존 금융사 광고에서 CEO가 출연하면 보통 CEO가 고객들에게 회사를 소개하는 딱딱한 방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국민은행의 이번 광고영상은 허 행장이 에스파와 함께 적극적으로 연기를 하면서 광고 몰입도를 높였다는 평가다.  

최근 급격한 금융의 디지털화로 은행은 디지털 금융 거래에 익숙한 MZ세대를 끌어들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는 MZ세대 고객을 단기간에 큰 규모로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이에 위협을 느낀 기존 대형은행들은 최근 젊은 세대를 확보하는데 사활을 걸고 있다.  

허 행장은 광고영상에 적극적으로 출연해 MZ세대에게 보다 친근한 이미지를 심어주려고 한 것으로 풀이된다. 허 행장은 국민은행 뿐만 아니라 KB금융그룹 전체 디지털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은행의 보수적인 이미지를 깨기 위해 디지털 수장이 직접 나선 것이다.  

진옥동 신한은행장도 유튜브를 활용해 젊은 세대와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다. 진 행장은 지난 2019년부터 자신의 일상을 담은 브이로그(Vlog) 영상을 유튜브에 공개한 바 있다. 지난해에는 직원 350여명이 보고 있던 유튜브 생중계 화면에 깜짝 출연하기도 했다. 신한은행 내 청년 오피니언 리더 그룹인 ‘영포스(Young Force)’가 자체적으로 연 ‘온라인 어워즈’ 행사에 등장한 것이다. 

박성호 하나은행장과 권광석 우리은행장은 최근 ‘메타버스’를 통해 조직 내 젊은 세대와 소통하는데 나서고 있다. 박 행장은 메타버스 공간에서 진행된 신입 행원 멘토링 프로그램 ‘벗바리 활동’ 수료식에 ‘라울’이라는 이름으로 참석했다. 권 행장도 우리은행 메타버스 공간에서 자신의 아바타에 ‘전광석화’라는 닉네임을 붙이고 직원들과 대화를 나누며 셀카도 찍었다.

또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은 국내 금융계에서 SNS 중 하나인 클럽하우스를 가장 잘 활용하고 있는 CEO로 평가받는다. 정 부회장이 처음으로 설계한 클럽하우스 방에는 약 7700명이 참여해 성황을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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