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 임추위, 복수 추전···오 시장 이달 최종 후보자 낙점할 듯
한창섭 전 국토부 단장 급부상···“공공 사업 경험 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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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길해성 기자] 서울주택도시공사(SH) 새 사장 후보에 한창섭 전 국토교통부 공공주택추진단장과 정유승 전 SH 도시재생본부장 2명으로 압축됐다. 업계에선 그동안 공공주택건설 부문에서 두드러진 활약을 펼친 한 단장을 유력하게 보고 있다.

27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SH 임원추천위원회는 최근 한 전 단장과 정 본부장을 복수 추천했다. SH 임추위는 서울시(2명), 서울시의회(3명), SH(2명)에서 추천한 7명으로 구성됐다. 시의원 위원은 모두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1명의 최종 후보자를 선정하면 서울시의회 인사청문회를 거치게 된다. 인사청문회는 다음 달 진행될 예정이다.

당초 유력 후보로 거론됐던 김헌동 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부동산건설개혁본부장은 심사에서 가장 맞은 점수를 받아 탈락했다.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을 지적해 주목받은 김 본부장은 여당이 다수인 시의회의 문턱을 넘지 못한 모양새다.

새롭게 떠오르는 유력 후보로는 한 단장이 거론된다. 한 단장은 공공 부문 경력이 눈에 띄는 인사다. 박근혜 정부 당시 국토부 공공주택추진단장을 지내면서 ‘행복주택’ 프로젝트를 담당한 것으로 유명하다. 연세대 건축학과 출신인 그는 기술고시 제24회로 공직에 입문해 24년간 국토부 요직을 두루 거쳤다. 국토해양부 공공주택건설추진단 기획총괄과장, 공공주택건설추진단장, 용산공원조성추진기획단장 등을 역임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 정부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만큼 SH가 기존에 담당하고 있는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는 인물이 선정될 가능성이 높다”며 “오 시장 역시 장기전세주택, 공공기획 재개발·재건축 등 공공성을 강조하고 있어, 공공 사업 진행을 원활하게 진행시킬 수 있는 한 사장이 높이 평가받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 단장과 후보에 오른 정 본부장은 서울시 주택건축국장을 역임했고, 지난달까지 SH에서 근무하며 서울시 빈집 정책을 포함한 도시재생 사업 전반을 맡았다. 그는 첫 공모 때도 지원해 김현아 전 의원에 이어 2순위 추천을 받았다. 이번에 정 전 본부장이 사장으로 임명될 경우 SH가 설립된 1989년 이후 처음으로 내부에서 승진하는 첫 케이스가 된다.

SH 사장은 지난 4월 7일 김세용 전 사장이 물러난 후 4개월이 넘도록 공석이다. 오 시장 취임 이후 김현아 전 국민의힘 의원이 공모를 통해 최종 내정됐지만 시의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부동산 4채 보유’ 논란으로 여론의 도마에 오르자 자진 사퇴했다. 임추위는 이후 곧바로 재공모 절차에 들어갔다. 키를 쥔 서울시의회에선 사장 공백을 더 내버려 둘 수 없단 의견이 나오지만, 검증은 꼼꼼하게 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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