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노위 3차 조정회의서 입장차 못 좁히면 육상노조 파업수순···사상 첫 파업 눈앞
해상노조도 사측제안 부정적 입장···“육상노조 파업 땐 전철밟을 가능성 농후”

HMM의 2만4000TEU급 컨테이너 1호 ‘HMM알헤시라스호’. /사진=HMM
HMM의 2만4000TEU급 컨테이너 1호 ‘HMM알헤시라스호’. /사진=HMM

[시사저널e=김도현 기자] HMM이 제시한 최종 협상안에 노조가 거부의사를 피력함에 따라 파업 가능성이 높아졌다. 파업이 성사될 경우 1976년 창사이래 첫 파업이다. 극적인 타결 가능성마저 낮다는 게 회사 안팎의 중론이다.

19일 HMM 안팎에 따르면 육상노조는 18일 자정까지 사측이 제시한 최종 협상안의 수용여부를 묻는 조합원 투표를 진행했다. 95%가 반대표를 냈다.  해상노조 역시 사측의 최종제안을 만족해하지 못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는 후문이다. 업계에서는 창사 후 첫 파업이 육·해상 동시파업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음을 의미한다. 

각각 6년·8년 간 연봉이 동결됐던 육상·해상노조는 기본급 25% 인상과 성과급 1200% 지급 등을 요구했다. 당초 5% 이내 수준의 인상만을 제안한 회사 측과 큰 이견을 보였다. HMM 측은 지난 18일 두 노조에 임금 8% 인상, 성과급 500%, 교통비 월 10만원 인상, 복지카드 포인트 연 50만원 인상 등을 담은 최종안을 제시했다.

육상노조는 투표 끝에 수용하지 않기로 가닥이 잡혔다. 중앙노동위원회 3차 조정회의가 실시되지만 타결가능성이 낮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오는 20일 중노위 2차 조정회의를 앞둔 해상노조도 부정적인 반응들이다. 해상노조의 최종협상안 수용여부를 묻는 노조투표는 2차 조정회의가 마친 뒤 실시될 예정인데, 육상노조와 마찬가지로 반대가 압도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육상노조의 3차 조정회의가 불발로 마칠 경우 파업 수순을 밟게 된다. 육상노조가 파업에 돌입하면 해상노조 역시 유사한 행보를 걸을 가능성이 크다.

육상노조의 파업은 일반적인 파업과 마찬가지로 조업거부 방식이다. 해상노조의 사정은 다르다. 선원법 상 운항 중인 선박이나 외국항구에 정박 중인 선박에서는 쟁의활동을 할 수 없게 돼 있다. 해상노조는 파업이 현실화 될 경우 승선계약 연장을 거부하는 방식으로 파업효과를 거두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전해진다. 물류에서 항해만큼 중요한 게 선적·하역 작업이다. 양대노조 중 한 곳이라도 파업을 시행할 경우 물류대란은 불가피하다.

HMM은 지난해 임단협도 진통 끝에 체결됐다. 새해의 시작을 목전에 둔 12월 31일 자정 직전 극적으로 타결했다. 당시에도 노사가 임금 등에서 큰 이견을 보였지만 물류대란은 막자는 취지에서 임단협 체결이 성사됐다. 회사의 지속적인 처우개선 약속과 노조가 대승적 양보를 결심해 가능했다.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 장시간 임금동결로 경쟁사와 임금격차가 2000만원 수준으로 벌어진 상황에서 구성원들의 희생만을 강요하지 말라며 노조가 지난해보다 더욱 강경한 자세를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회사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대대적인 임금인상은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채권단관리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 산업은행 등의 눈치를 살펴야하는 입장인 탓에, 직원들의 요구를 쉬이 수용하기 어려운 입장이기도 하다.

한편, HMM은 해운운임 상승에 힘입어 기록적인 실적을 써가고 있다. 올 상반기에는 5조3347억원의 매출과 2조4082억원의 영업이익을 실현했다. 1분기에 세운 사상 최대실적을 2분기에 곧바로 갈아치웠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