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월 친환경차 수출, 전년比 47% 증가···하이브리드·플러그인하이브리드 56% 급증
부족한 모델·배터리 문제 등 전기차 한계···LCA 규제 측면 효율적 대응 부족하단 지적도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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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이창원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의 친환경차 수출이 올해 초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전세계적인 탄소중립 관련 규제 강화 분위기 속에서 하이브리드·플러그인하이브리드 모델이 전기차 못지 않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이는 전기차 시장이 아직 초기 단계인 만큼 다양한 모델이 확보되지 않고 있는 이유도 있지만 주행거리, 배터리 폐기·재활용 등 전기차 배터리 문제가 일부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 탄소중립 문제가 자동차 업계의 화두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전기차 생산과 전력 공급 과정에서의 환경오염 문제가 유럽, 미국, 중국 등을 중심으로 제기되면서 하이브리드·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에 대한 재조명이 이뤄지고 있는 분위기다.

31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는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각각 6만5909대, 5만2412대의 친환경차를 수출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5.6%, 47.9% 증가한 수치다. 총수출도 47% 늘었다.

전기차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32% 증가했다. 현대차는 올해 선보인 첫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를 필두로 1만6952대를 판매했고, 기아도 니로EV(1만9789대)의 선전 속에 지난해보다 약 2배 증가한 2만2708대를 수출했다.

현대차 아이오닉5 생산에 속도가 붙고 있고 기아 EV6가 올해 하반기 유럽시장에 출시되는 만큼, 올해 하반기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수출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하이브리드·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 수출도 크게 성장했다. 우선 현대차 하이브리드차의 경우 4만3584대가 수출돼 전년 동기 대비 80.7% 증가했고, 기아 하이브리드차도 전년 동기 대비 39.5% 높은 2만2896대를 수출했다.

현대차의 경우 코나(1만1648대), 아이오닉(9871대), 투싼(6813대), 싼타페(6257대), 쏘나타(5022대), 아반떼(3937대) 등 하이브리드차가 실적을 견인했다. 추가된 아반떼, 투싼 하이브리드 모델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모습이다. 기아도 니로(1만5374대), 쏘렌토(7509대) 모델이 전년 동기 대비 높은 실적을 보였다.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도 올해부터 해외 판매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현대차 싼타페와 기아 쏘렌토 모델이 큰 인기를 얻었다. 현대차와 기아는 각각 4883대, 6808대를 수출했고, 무엇보다 현대차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0.8% 증가했다.

하이브리드차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의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6%, 20% 증가했고 합계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56% 증가해 전기차(47%)를 앞섰다. 이는 현대차‧기아가 전기차 전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에서도 하이브리드·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은 여전히 높다는 방증이다.

이와 같은 하이브리드·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 수출이 전기차 성장세를 웃돌고 있는 이유는 현재 다양한 전기차 라인업이 부재한 이유가 크다. 현재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모델은 아이오닉5, 코나EV, 포터EV, 아이오닉EV, 니로EV, EV6(예정) 등이다.

또 전기차 한계가 아직 극복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소비자의 발길을 하이브리드·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로 돌리고 있는 모습도 관측된다. 특히 주행거리, 충전시간 등 배터리 문제가 전기차 해결되지 못하고 있고, 아직까지 현저히 부족한 충전 인프라도 전기차 전환의 발목을 잡고 있다.

친환경차로써의 ‘적절성’ 측면에서도 최근 하이브리드·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가 주목받고 있다는 점도 수출·판매 일부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 배터리의 경우 사용주기가 끝난 후에도 70%의 성능을 유지하지만, 이를 재활용하는 방법은 아직 연구 중이다. 또 이를 폐기할 경우에는 온실가스가 배출돼 오히려 환경오염을 발생시킨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대차그룹에서도 지난 2018년부터 폐배터리 재사용·재활용 사업을 추진해 왔지만 이렇다 할 성과는 없는 상황이다.

배터리 생산 과정에서도 한국의 경우 화석연료로 대부분의 전기를 생산하고 있는 만큼 진정한 의미의 전기차가 생산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존재한다.

이와 같은 지적이 쏟아지면서 유럽연합(EU), 미국, 중국 등은 자동차 산업에 대한 규제를 ‘전과정 평가(Life Cycle Assessment, LCA)’로 확대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제조단계부터 운영, 폐기 등까지 전과정에 대한 환경규제를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LCA를 기준으로 했을 때 전기차가 하이브리드·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가 보다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아울러 고효율 하이브리드·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의 경우 이산화탄소 배출 저감 효과가 전기차 못지 않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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