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바이든과 첫 정상회담···공동 대북 메시지도 주목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4월 22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화상으로 열린 기후정상회의에 참석,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발언을 듣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4월 22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화상으로 열린 기후정상회의에 참석,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발언을 듣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주재한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첫 한미정상회담을 위해 19일 오후(한국시간) 미국으로 출국한다. 백신 스와프 및 국내 백신 생산, 우리 기업의 미국 내 반도체 투자 확대, 한반도 평화·비핵화 진전 등이 논의될 전망이다.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초청으로 19~22일 미국 워싱턴DC를 공식 실무 방문한다.

방문 이튿날인 20일부터 시작해 알링턴 국립묘지를 찾아 무명용사의 묘에 헌화하고 오후에는 미국 의회를 방문해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을 비롯한 하원 지도부와 간담회도 할 예정이다.

방미 사흘째에는 본격적인 한미 정상회담 일정이 시작된다. 주요 의제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백신 협력을 포함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방안, 반도체·배터리 등 신산업 분야 협력 강화 방안 등이 논의될 예정이다. 대북정책 공조 방안 역시 논의 대상이다.

한국 정부는 미국이 요구하는 반도체 투자를 활용해 백신 협력과 한반도 문제 진전을 꾀하는 모양새다.

백신 협력의 경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백악관 연설에서 “미국에서 사용 승인한 백신 2000만 회분을 6주 이내에 해외에 공유하겠다”고 밝히면서 백신 스와프 성사 기대감이 높다. 백신 스와프는 미국에서 여유분을 미리 받은 뒤 나중에 갚는 방식이다.

미국 백신 기술 이전을 통한 국내 백신 생산도 주목된다. 한미정상회담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모더나와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문 대통령은 지난 17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한미정상회담과 관련해 “백신 협력을 강화하고 백신 생산의 글로벌 허브로 나아가는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반도체 협력은 한국 기업들이 미국 내 투자를 확대하는 방향이다. 삼성, SK, LG, 현대차 등 4대 그룹이 미국에 투자하기로 했거나 투자를 검토 중인 금액은 약 40조원이다. 이번 방미에는 주요 그룹 백신·반도체·배터리 부문 경영진이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과정에서 미국이 중국에 대한 견제를 위한 쿼드(Quadㆍ미국, 일본, 호주, 인도의 협의체)에 한국이 참여해주길 요청할 가능성이 있다.

그간 멈춰 있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재가동 여부도 관심사다. 지난달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 검토가 완료된 만큼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복귀시키기 위한 ‘유인책’이 나올지가 주목된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을 위해 양국이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며 “미국은 실용적이고 유연한 접근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미 정상은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회담 결과도 발표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정상회담 후 워싱턴 한국전쟁 기념공원에 건립되는 한국전 전사자 추모의 벽 착공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22일엔 미국 최초의 흑인 추기경인 윌턴 그레고리 추기경과 만난 뒤 애틀랜타에 있는 SK이노베이션 공장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23일 저녁 귀국해 3박 5일간의 방미 일정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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