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니지2 레볼루션·블소 레볼루션, 국내 매출 크게 감소

자료=넷마블 / 이미지=김은실 디자이너
자료=넷마블 / 이미지=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원태영 기자] 넷마블이 엔씨소프트 IP를 가져다 만든 모바일게임 국내 매출이 최근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새로운 대체작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란 평가가 나온다.

넷마블이 지난 18일 공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엔씨 ‘리니지2’ IP를 활용한 모바일게임 ‘리니지2 레볼루션’ 국내 매출이 최근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또 다른 엔씨 IP 활용 게임인 ‘블레이드앤소울(블소) 레볼루션’ 역시 매출이 감소하는 추세다.

앞서 넷마블은 지난 2015년 엔씨와 넥슨 사이에 벌어진 경영권 분쟁에서 엔씨의 백기사로 등장하며 김택진 엔씨 대표의 경영권 방어에 큰 도움을 줬다. 당시 넷마블은 3900억원을 들여 엔씨 자사주를 매입했고, 엔씨도 3800억원 규모의 넷마블 신주를 매입했다. 

넷마블과 엔씨는 주식스왑과 함께 자사 IP를 상호 사용하고 개발할 수 있는 권리를 나눠갖는다는 계약도 체결했다. 넷마블이 엔씨 IP를 활용해 리니지2 레볼루션과 블소 레볼루션을 출시할 수 있었던 것도 이 때문에 가능했다.

지난 2016년 12월에 출시된 리니지2 레볼루션은 넷마블에게 있어 구세주와 같은 게임이다. 당시 넷마블은 연이은 신작 게임 실패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으나 리니지2 레볼루션 대박으로 단숨에 상황을 역전시켰다. 리니지2 레볼루션은 출시 첫날 일매출 70억원을 기록하는 등 전례없는 흥행 돌풍을 일으켰다.

지난 2018년 12월 출시된 블소 레볼루션 역시 리니지2 레볼루션 만큼은 아니지만 중박 정도의 흥행을 거뒀다.

문제는 최근 리니지2 레볼루션과 블소 레볼루션의 국내 매출이 크게 감소했다는 점이다. 넷마블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1748억원에 달하던 리니지2 레볼루션 국내 매출은 2019년 1350억원으로 떨어지더니, 지난해 1081억원을 기록했다. 2년 사이 매출이 700억원 정도 급감한 셈이다. 

해외 매출도 큰 폭으로 감소했다. 2018년 3614억원에 달하던 해외 매출은 2019년 1691억원을 기록, 지난해 1172억원까지 떨어졌다. 넷마블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던 비중도 2018년 26.53%에서 지난해 9.07%로 떨어진 상태다.

블소 레볼루션 역시 1년 사이 국내 매출이 크게 떨어졌다. 지난 2019년 국내 매출은 1976억원을 기록했으나 지난해에는 800억원 가량 감소한 1183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해외 매출의 경우 본격적인 글로벌 출시에 힘입어 2019년 98억원에서 지난해 732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더 큰 문제는 리니지2 레볼루션과 블소 레볼루션이 향후에도 국내 매출을 회복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IP 홀더인 엔씨가 같은 IP로 게임을 출시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엔씨는 지난 2019년 11월 리니지2 IP를 활용한 모바일게임 ‘리니지2M’을 출시했으며 블레이드앤소울 IP를 활용한 신규 모바일게임 ‘블소2’를 올해 안에 출시할 계획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이용자 입장에서는 같은 IP라면 아무래도 IP홀더인 엔씨의 게임을 더 선호할 가능성이 높다”며 “실제로 매출 순위가 이를 증명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넷마블의 리니지2 레볼루션과 블소 레볼루션을 합한 매출 비중은 지난해만 17%다. 블소 레볼루션의 경우 지난 4일 전세계 126개국 구글 플레이와 149개국 애플 앱스토어에 정식 출시하는 등 글로벌 출시 국가를 확대, 향후 해외 매출 증가가 전망된다. 

하지만 엔씨의 블소2가 본격적으로 글로벌 출시에 나설 경우 동일 IP를 두고 카니발리제이션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결국 넷마블은 리니지2 레볼루션과 블소 레볼루션을 대체할 게임이 필요한 시기란 지적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당분간은 리니지2 레볼루션과 블소 레볼루션이 캐시카우 역할을 해주겠지만, 엔씨표 동일 IP게임들이 점차 증가할수록 매출은 떨어질 것”이라며 “넷마블은 이를 대체할 다른 인기 IP를 빠른 시일내에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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