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론, 12~2월 매출 전망치 상향
SK하이닉스 1분기 영업익 전망치 1조원대로
삼성전자, 오스틴 파운드리 생산 차질 타격 메모리로 만회할 듯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윤시지 기자] 미국 메모리업체 마이크론은 D램 수요 강세가 올해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마이크론은 회계연도 2분기(2020년 12월~2021년 2월) 실적 전망치도 상향 조정했다. 삼성전자 메모리와 SK하이닉스 1분기 실적 전망도 밝다. 

마이크론은 이달 말 실적 발표를 앞두고 지난 3일(현지시각) 회계연도 2분기 매출을 기존 전망치 56억~60억달러(약6조3000억~6조7000억원)에서 62억~62억5000만달러(약6조9000억~7억500억원)로 조정했다. 이는 시장 컨센서스였던 59억7000만달러(약6조7000억원) 수준을 웃도는 전망치다. 마이크론은 같은 기간 매출총이익률도 30~32%에서 32~33%로 상향했다.

마이크론이 실적 전망치를 상향한 이유는 당초 예상보다 메모리 성장세가 높았기 때문이다. D램 분기 평균판매격(ASP)도 당초 예상치보다 올랐다. 마이크론은 D램 수요 강세로 인해 올 상반기 가격 상승을 내다봤다.

데이브 진스너 마이크론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온라인 컨퍼런스를 통해 “모바일, 서버, 노트북, 그래픽 등 D램 전반 수요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지난 분기부터 클라우드 수요 회복세를 확인했으며 올해 적극적으로 공급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이크론은 올해 투자를 D램 공정 전환에 집중할 계획이다.

서버 D램 가격은 지난해 하반기 급락했다가 올해 반등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달 서버용 D램(32GB RDIMM) 고정거래가격은 지난 1월 115달러로, 전월 대비 4.6% 오른 데 이어 지난달 119달러로 3.5% 올랐다. 트렌드포스는 올 1분기 이 제품 고정거래가격이 전 분기 대비 8% 오른 데 이어 2분기 10~15%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주춤했던 데이터센터 투자가 올해 점차 재개되는 반면 D램 공급 규모는 줄어든 상태이기 때문이다. 

마이크론 경쟁사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 1분기 실적에 대한 시장 눈높이도 점차 올라 가는 추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 1분기 실적에 대한 1개월간 전망치는 매출 60조3614억원 수준으로, 3개월 전 매출 전망치 59조2000억원대에서 1조원 가까이 올랐다.

SK하이닉스 실적 전망은 더 좋다. SK하이닉스 올 1분기 에프앤가이드 실적 전망치는 이날 기준 매출 7조9167억원, 영업이익 1조2061억원 수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9.5%, 영업이익은 47% 증가할 전망이다. 영업이익 전망치의 경우 지난 3개월 전 8245억원 수준에서 최근 1조원을 돌파할 것이란 전망으로 대폭 상향 조정됐다. 올해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도 3개월 전 8조원에서 이날 기준 10조원을 넘어섰다. 

특히 서버 D램 가격 반등과 함께 지난해 말 시작된 모바일 D램 수요 회복도 SK하이닉스 실적 상승 요인이다. 지난해 말부터 화웨이의 빈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샤오미, 오포, 비보 등 중국 스마트폰 업계가 D램 재고를 끌어 모으고 있는데, 중저가 스마트폰에 주로 채용되는 보급형 제품 매출 비중이 큰 SK하이닉스에게 실적 개선 기회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가격 상승폭이 상대적으로 큰 PC와 서버 D램이 SK하이닉스이 전체 D램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총 56%에 달해 경쟁 업계 대비 매우 높다”면서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을 중심으로 강한 수요를 보이고 있는 LPDDR4 기반 멀티칩패키지(MCP) 매출 비중은 지난해 4분기 22% 수준에 이르렀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 역시 지난달 미국 텍사스주 한파로 인해 2주 이상 생산 차질을 겪는 오스틴 공장에서 발생한 손실 폭을 메모리 반도체 사업에서 상쇄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하나금융투자증권은 이날 보고서를 내고 텍사스 한파 영향을 감안해 삼성전자의 시스템 반도체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를 1조2400억원에서 1조1600억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다만 서버 D램 등 주력 제품 가격이 조기 반등할 경우 이 같은 손실 폭을 최소할 것이란 분석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D램 가격 회복세는 삼성전자가 오스틴 공장 생산 차질로 시스템 반도체 사업에서 발생할 손실을 충분히 만회할 수 있는 요인으로 본다. 메모리 사업 실적이 얼마나 개선될 수 있을지 여부가 관건이 될 것"이라면서 "향후 지방 정부 보상과 같은 손실 보완 요인이 있을지는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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