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우 멤버십 회원이면 추가 비용 없이 쿠팡 OTT 이용 가능
쿠팡플레이 사업 확대→멤버십 가입자 증가→쇼핑 장악력 증대 선순환 구조 이룰지 주목
기존 사업자와 콘텐츠 격차 좁히기, 차별화 과제

쿠팡플레이 로고. /사진=쿠팡
쿠팡플레이 로고. / 사진=쿠팡

[시사저널e=박지호 기자] 쿠팡이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쿠팡플레이’를 시작했다. 추측이 난무했던 쿠팡의 OTT가 베일을 벗고 콘텐츠 시장에서 넷플릭스, 왓챠, 웨이브 등과 맞붙게 된 것이다. 쿠팡의 유료멤버십인 로켓와우 회원이라면 별도의 추가 비용 없이 쿠팡플레이를 이용할 수 있다. 

쿠팡플레이의 목적은 단순 콘텐츠 사업 확대만이 아니다. 궁극적으로 로켓와우 회원 확대를 통한 커머스 시장 장악, 수익성 개선에 있다. 신사업 진출에 따른 비용 부담만 커지냐, 난공불락의 국내 커머스 1위 사업자가 되느냐에 영향을 미칠 향후 쿠팡 OTT 사업의 성공 여부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지난 24일 쿠팡은 영화, 국내외 TV시리즈 등 다양한 영상 콘텐츠를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는 쿠팡플레이 서비스를 시작했다. 쿠팡의 와우 멤버십 서비스에 가입한 회원이라면 추가 비용 없이 월 2900원 멤버십 비용만으로 쿠팡플레이의 무제한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쿠팡플레이의 강점은 이 쿠팡의 유료 회원인 와우 멤버십에 있다. 쿠팡플레이 론칭으로 와우 멤버십의 혜택은 강화했다. 현재 와우 멤버십 혜택은 △로켓배송 상품 무료 배송 △로켓프레시 장보기 △낮시간 주문 새벽도착 △아침 주문 저녁 도착 △로켓배송상품 30일 무료반품 △골드박스 회원전용 초특가 등이다. 주로 쇼핑에 맞춰져 있던 회원 혜택에 OTT가 추가된 것이다. 

올해 500만명을 넘어선 로켓와우 회원수는 이미 넷플릭스의 유료 구독 가입자인 330만명(3분기 기준)을 론칭과 동시에 뛰어넘었다. 향후 오리지널 자체 콘텐츠 제작 등으로 쿠팡플레이 인지도가 늘면, 이는 자연스레 쿠팡 쇼핑 유료 멤버십 가입자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 

OTT를 통해 쇼핑 서비스의 잠재 이용자까지 유인할 수 있는 것이다. 쿠팡의 나스닥 상장 준비가 예상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같은 쇼핑과 콘텐츠의 선순환 구조는 쿠팡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오린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28일 보고서를 통해 “쿠팡은 익일배송 서비스를 통해 확보한 트래픽을 바탕으로, 페이먼트(쿠페이 분사), 음식 배달(쿠팡이츠), 택배사업자(연내 운송사업자 자격획득 여부 발표 예정), OTT 서비스(쿠팡플레이) 등에 진출하며 영역을 넓혀가는 중”이라면서 “경쟁이 지속하는 이커머스 시장 환경 내에서 배송 차별화와 상품 차별화의 중요성은 주목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영상 콘텐츠 업계에 따르면, 쿠팡플레이는 이를 위해 최근 영상 콘텐츠 제작사들과 만남을 가지며 콘텐츠 시장 저변 확대에 나서고 있다. 다만 아직 쿠팡플레이에 대한 영상 콘텐츠 업계의 기대는 낮다. 보유 콘텐츠의 절대량 차이에 더해 쿠팡플레이가 본격적으로 사업을 확대할 내년도에는 디즈니플러스, 애플TV플러스 등 쟁쟁한 경쟁사의 국내 진출도 점쳐지고 있는 상황이어서다.  

쿠팡이 선보이겠다고 했던 자체 콘텐츠 시장 역시 경쟁이 치열하다. 김성한 쿠팡플레이 총괄 디렉터는 지난 24일 서비스 론칭 소식을 전하며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자체 제작 등 차별화된 서비스를 선보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넷플릭스의 강점으로 꼽히는 오리지널 콘텐츠의 경우 현재 왓챠, 카카오 등의 진출도 예고되어 있다. 

콘텐츠 업계 한 관계자는 “신세계가 제작을 시작할 것이라는 이야기는 작년 내내 들려온 반면 쿠팡에 대한 언급은 거의 없었다”면서 ”영화 및 드라마 인재들을 영입하고 물량공세를 펼친 카카오도 카카오TV의 방향성을 조심스럽게 잡아가고 있는 상황에서 후발주자인 쿠팡이 어떤 전략을 갖고 있는지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아 더욱 예측이 어렵다. 아직 업계 내 관심도 크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전통 미디어 채널부터 영상 콘텐츠 관련된 기업들이 플랫폼을 내놓는 격전지에 이커머스 기업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를 시작하는 것에 의문부호가 붙는다”면서 “차별화가 관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