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렵하고 입체감 강조한 디자인···실내는 간결하고 고급스러워
48볼트 전기모터 통해 부드럽고 빠른 초반 가속능력
반자율주행 성능도 뛰어나···연비는 기대보다 높지 않아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최근 전세계 주요국들이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내연기관차 비중을 점점 줄여나가고 있다. 유럽과 중국에 이어, 미국도 친환경 정책을 내세운 바이든 정부가 들어서면서 친환경차 시대가 급물살을 타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안전의 대명사인 볼보가 이제는 친환경차로 전환하기 위해 가속 페달을 힘껏 밟았다. 볼보는 2021년형 이후 출시되는 전 모델에 마일드 하이브리드를 탑재하기로 했으며, 디젤 모델은 생산을 중단하기로 했다. 그동안 볼보 대표 모델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라는 점, SUV는 디젤이라는 인식이 강하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이번 결정은 놀랄 만 하다.
볼보는 자신들의 결정이 틀리지 않았음을 차를 통해 입증했다. 최근 시승해본 볼보 마일드하이브리드 차량은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의 장점을 두루 갖춰 기대 이상의 성능을 보여줬다.
지난 달 19일 충남 태안에서 볼보 XC40과 V60을 시승했다. 시승코스는 태안 아일랜드 리솜을 출발해 안면도 일대를 주행하는 구간이다.
XC40 전면부는 XC60·90보다 터프하고 강렬한 인상을 구현했다. 헤드램프 눈매를 보다 가파른 각도로 만들고, 풀 LED 램프를 ‘Y’자에 가깝게 디자인해 날렵한 인상을 완성했다. 또 XC90이 일자형으로 곧게 뻗은 세로 그릴로 웅장함을 강조했다면, XC40은 그릴을 음각으로 깊게 해 입체감을 강조했다.
V60은 왜건타입으로 국내에선 다소 생소한 모습이다. 정면에서 보면 세단 같고 뒤에서 보면 SUV 모습이다.
실내는 운전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간결하게 구성했다. 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 화면 전환 방식을 그대로 채택해 직관적이 조작이 가능하다. 마찰을 통한 정전기 방식이 아닌 적외선을 이용한 방식을 적용해 가벼운 터치만으로도 조작이 가능하다.
백미는 초반 가속이다. 볼보의 새로운 마일드 하이브리드 엔진은 2.0ℓ가솔린 엔진과 결합한 통합형 전동화 파워트레인이다. 48볼트 배터리를 추가로 갖췄는데, 이 배터리는 출발과 가속시 엔진 출력을 도와준다. 이를 통해 일반 가솔린 엔진보다 부드럽고 빠르게 차가 출발한다.
저속 구간 뿐 아니라 고속 구간에서도 가속능력이 훌륭했다. 다이나믹 모드로 전환해 가속페달을 힘껏 밟으니 속도가 빠르게 올라갔다. 다소 과격한 주행에도 흔들리지 않고 안정감 있었다.
V60의 경우 XC40과 주행감 차이가 크지 않았지만, 고속에서 좀 더 부드러웠으며 운전하기도 수월했다. 핸들링이 가볍고 가속력도 민첩했다.
두 모델 모두 볼보의 자랑인 반자율주행기능 ‘파일럿 어시스트’ 기능도 탑재했다. 앞 차와 거리를 조절하는 어댑티브크루즈컨트롤과 차선 유지 기능은 물론, 자동 제동 기능과 충돌 회피 시스템도 갖췄다. 볼보의 파일럿 어시스트는 최대 140km/h까지 속도 설정이 가능하며, 차선 유지 기능도 테슬라·현대·벤츠 등 경쟁 브랜드에 뒤처지지 않을 만큼 안정적으로 차선 중앙을 따라 간다.
연비는 기대만큼 훌륭하진 않았다. 딱 공인 연비 수준으로 나왔다. 이날 주행 이후 연비를 확인한 결과 XC40은 10.1km/ℓ, V60은 9.8km/ℓ를 기록했다. 두 차종의 공식 연비는 복합 기준 XC40은 10.4km/ℓ, V60은 10.6km/ℓ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