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규 KB금융 회장, 스타벅스 사이렌오더 언급 
“고객 한 명 한 명 위한 금융 플랫폼 만들자”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선봉에서 디지털 금융 이끌 것”

왼쪽부터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김광수 농협금융지주 회장. / 사진=각 사

국내 금융지주 회장들의 일제히 디지털 금융을 강조하고 나섰다. 코로나19로 인한 금융의 변화에 뒤쳐지면 안 된다는 위기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29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이날 지주 창립 12주년을 맞아 “빅테크 플랫폼 기업들의 금융업 진출이 확대되면서 고객 접점에서의 경쟁이 심화되고 변화의 속도도 더욱 빨라지고 있다”며 최근 금융권의 변화를 언급했다. 

윤 회장은 “KB만이 가지고 있는 종합적인 금융 서비스와 전문적인 상담 역량을 바탕으로 심플, 스피디, 시큐어 한 ‘3S(에스)’를 통해 고객이 가장 쉽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최고의 금융 플랫폼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회장은 스타벅스의 사이렌오더를 사례로 언급했다. 그는 “스타벅스 앱의 사이렌오더를 이용하면 매장에 도착하기 전에 내가 원하는 종류의 커피를 미리 주문할 수 있고 컵 종류, 사이즈, 물, 시럽, 얼음 등의 조절을 통해 아메리카노의 종류를 2만 가지 이상으로 개인화할 수 있다”며 “고객 한 분 한 분을 위한 최고의 금융 상품과 편리한 서비스 제공을 통해 KB만의 ‘넘버원 금융 플랫폼’을 만들어 나가자"고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윤 회장은 “디지털 시대를 주도하는 인재들을 양성하고, 창의적이고 개방적인 조직으로 진화해야 한다”며 “디지털 역량과 직무 전문성을 더욱 강화하고 끊임없이 학습하는 문화를 체질화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강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은 지난 23일 서울 중구 본사에서 열린 농협금융 디지털 전환(DT) 추진 최고협의회 회의에서 “고객중심, 고객감동을 넘어 고객에 집착한다는 소리를 듣는 수준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농협금융 DT가 본궤도에 올라 순항하고 있으나 이제는 고객접점, 고객경험을 둘러싼 금융서비스 회사 간의 치열한 경쟁이 전개될 것”이라며 “고객 기대와 경쟁사 속도보다 반보 앞서가는 자세를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도 지난 18일 열린 우리금융 경영협의회 회의에서 디지털 혁신을 직접 챙기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앞으로 금융그룹 회장이자 우리금융의 디지털 브랜드 ‘원(WON)뱅크’ CEO라는 각오로 직접 선봉에 서서 1등 디지털 금융그룹으로 변모시킬 것”이라고 전했다. 

손 회장은 우리금융 남산타워를 그룹 디지털의 헤드쿼터로 만들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그는 “은행 디지털 인력이 근무 중인 우리금융 남산타워에 IT 자회사인 우리FIS의 디지털 개발인력 250여 명도 조만간 함께 근무하게 될 것”이라며 “지주사의 디지털 조직도 이전해 그룹 디지털 혁신을 이끌어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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