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대출 평균성 함정 경계해야”
6月 말 1~3등급 고신용 차주 신용대출 비중 80% 넘어서
은행권 연체율도 신용대출 중심으로 증가 추세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2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비대면 화상회의를 통해 금융리스크 대응반 회의를 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2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비대면 화상회의를 통해 금융리스크 대응반 회의를 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금융당국이 금융사에 가계대출 건전성 관리 노력을 강화해 달라고 강조했다. 가계대출이 최근 들어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빠르게 늘면서 연체율 상승 등 불안요인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23일 영상회의로 진행된 ‘제22차 금융리스크 대응반 회의’에서 “가계대출이 최근 들어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손 부위원장은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어느 정도의 신용공급 확대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면서도 “금융기관들이 차주의 상환능력을 충분하게 심사하고 있는지, 가계대출 증가가 특정 자산시장으로 지나치게 유입되는 것이 아닌지 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은행 등 금융기관들은 이러한 시장의 우려가 확산되지 않도록 대출심사 시 차주의 상환능력을 충분히 고려하는지를 점검하는 등 스스로 가계대출 건전성 관리 노력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최근 가계대출은 고소득·고신용 차주를 중심으로 한 고액대출이 다소 빠르게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고 짚었다. 

금융위에 따르면 소득 8000만원을 초과하는 고소득 차주의 신용대출 비율은 지난해 6월 말 30.6%에서 올해 6월 말 35.4%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1~3등급 고신용 차주 비율도 78.4%에서 82.9%로 증가했다. 1억~2억원 고액대출도 12.6%에서 14.9%로 올랐다.

은행권의 신용대출은 빠르게 증가하는 중이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에 따르면 이달 10일 현재 신용대출 잔액은 총 125조4172억원이다. 8영업일 만에 1조1425억원 불어났다. 8월 한 달 동안에만 4조755억원이 증가하며 사상 최대 증가 규모를 기록했는데 현재 추세라면 9월도 역대 최대 증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체율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7월 말 기준 국내은행의 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은 0.36%로 전달보다 0.03%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가계대출 연체율이 0.01%포인트 상승한 가운데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 연체율이 0.03%포인트 올랐다. 

손 부위원장은 “최근 빠르게 증가했던 신용대출의 경우 용처확인이 곤란해 정확한 증가요인을 분석하기 쉽지 않지만 코로나19로 어려워진 개인과 개인사업자의 생계자금 수요 증가가 일정부분 기여했고, 일부는 자산시장으로도 유입됐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아직까지 가계대출 전반의 전반적인 증가세가 높은 수준은 아니나 불안요인 지속시 필요한 관리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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