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200 '인버스2X' ETF에 개인 매수 몰려

28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28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개인 투자자들이 주가가 하락할 때 수익을 내는 인버스 상품에 몰리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에 급락장이 다시 한번 올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6일부터 28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상장지수펀드(ETF)는 ‘KODEX 200선물인버스2X’였다.

이 상품은 코스피200 선물지수를 역으로 2배 추종하는 인버스 레버리지, 이른바 ‘곱버스’ ETF다. 사흘간 개인 누적 순매수 금액은 328억원으로 코스피 전체에서 9위 수준이다.

순매수량으로 보면 개인 순매수량이 799만2000주에 달한다. 삼성전자(724만3000주)보다도 개인 매수량이 많고, 쌍방울(1127만9000주)에 이어 코스피 2위였다.

개미들과 함께 외국인도 이 인버스 상품을 사들였다. 사흘간 순매수액은 53억원이다.

코스피200 선물지수를 기초지수로 삼는 ‘곱버스’ ETF인 ‘ARIRANG 200선물인버스 2X’(5억원), ‘TIGER 200선물인버스 2X’(5억원), ‘KBSTAR 200선물인버스2X’(4억원) 등도 같은 기간 개인 순매수를 기록했다.

인버스 ETF는 풋옵션 매수, 주가지수선물 매도 등을 통해 지수가 하락하면 이에 반비례해 수익을 내는 구조로 만들어진 상품이다.

특히 인버스 ETF 중 이름에 ‘2X’가 붙은 ‘곱버스’ 상품은 기초 지수 수익률을 음의 2배로 추종한다. 코스피200 선물지수를 기초지수로 삼는 곱버스의 경우 지수가 1% 하락하면 통상 2%의 이익을 얻는다.

인버스 ETF에 돈이 몰리면 그만큼 주가 하락에 배팅하는 투자자가 많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

코스피는 지난 3월 코로나19 충격에 1450선까지 급락한 이후 ‘동학 개미’ 열풍에 힘입어 반등했다. 지수는 이달 중순 2430선까지 올랐다가 현재 2300선 안팎에서 움직인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19가 재확산되면서 증시가 다시 한번 충격받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일부 투자자들은 주가 급락에 대비해 미리 위험 헤지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국내 코로나19 일일 확진자가 3월 초 이후 처음으로 400명을 넘은 27일 코스피는 1.05% 하락 마감하며 닷새 만에 약세로 돌아섰다.

3월 수준의 급락장은 아니더라도 그동안 워낙 지수가 가파르게 올랐기 때문에 단기 조정은 불가피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권민경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들어 레버리지·인버스 ETF 운용자산에서 '2X' 상품 비중이 점차 줄고 '-2X' 상품이 이를 대체하는 모습을 보여 코로나19 사태 이후 주가 하락 위험에 투자자들이 민감하게 대응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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