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료·코로나19 등 각종 변수로 임차인 찾기 난항
시공 당시 3년 책임임대차 계약···준공 시점에 공실 발생 시 임대료 ‘매달 40억’ 부담해야
임대계약 기간 중 무료 임대 해주는 ‘렌트 프리’ 방식 고려

‘여의도 파크원’의 준공일이 다음달로 다가온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의 타워1이 임차인을 확보하지 못해 책임임대차 계약을 맺은 포스코건설의 근심이 싶어지고 있다. 사진은 63빌딩에서 바라본 여의도 파크원 일대 전경 / 사진=길해성 기자

프라임급 오피스 중 최대어로 불리는 ‘여의도 파크원’의 준공일이 다음달로 다가오면서 3년간 책임임대차 계약을 맺은 포스코건설의 마음도 다급해지고 있는 분위기다. 타워1의 임차인을 아직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규모가 가장 큰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기업들의 입주가 늦춰지면서 임차인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준공 시점에 공실이 생기면 매달 수십억원의 임대료 지출이 불가피한 만큼 포스코건설의 근심도 깊어지는 모양새다.

21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여의도 파크원은 서울 여의도 IFC와 LG트윈 타워 사이에 위치한 복합 시설물이다. 오피스 타워1(A동·72층), 오피스 타워2(B동·53층), 쇼핑몰(8층), 호텔(31층) 등 총 4개 동으로 이뤄졌다. 최고 높이 333m 규모로 잠실 롯데월드타워(555m)와 부산 엘시티더샵(411m)에 이어 한국에서는 세 번째로 높은 빌딩이다. 연면적 63만㎡에 달하는 이 초대형 복합시설물은 다음달 말 준공을 앞두고 있다.

현재 4개 동 중 타워1만 임차인을 찾지 못했다. 포스코건설은 공사비만 1조1190억원에 달하는 파크원 공사를 수주하면서 오피스에 대해 3년간 책임 임차를 개발자인 Y22 PFI와 계약했다. 이에 따라 17만㎡(약 5만평)에 해당하는 오피스 물량을 책임져야 한다. 만약 준공 시점까지 임차인을 확보하지 못하면 매달 40억원(100% 공실 기준) 가량을 부담할 수도 있다. 이를 막기 위해 포스코건설은 올 초부터 임차인 모집을 위한 본격적인 영업에 들어갔다.

준공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지만 타워1은 임차인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타워1이 타워2보다 5만1737㎡(1만5677평) 큰데다가 코로나19 사태로 기업들의 입주가 늦춰지면서 임차인 찾기가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타워1의 임대료가 타워2에 비해 높다는 점도 변수로 꼽힌다. 타워1의 임대료는 3.3㎡당 8만원 안팎으로 타워2(3.3㎡ 6만원)에 비해 2만원 가량 높다. 입지나 교통을 따지는 주택과 달리 오피스 시장은 임대료가 임차인들의 선택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만큼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건설이 파크원의 임차인으로 들어오는 게 아니냐는 얘기도 나오지만 현실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 포스코건설은 2010년 송도 국제신도시에 있는 ‘포스코 이앤씨 타워’(Posco E&C Tower)로 사옥을 이전했다. 이후 2017년 부영그룹에 사옥을 매각하면서 임차인 신분으로 해당 건물을 사용 중이다. 포스코건설은 매각 당시 책임임차 기간 5년을 적용해, 2022년까지는 송도 사옥을 사용해야 한다.

일각에선 여의도에서 최신 설비를 갖춘 신규프라임 오피스에 대한 수요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제때 임차인을 찾지 못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공실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 2012년 여의도에 최종 준공된 서울국제금융센터(IFC1~3)의 경우 초기 공실률이 두 자릿수였지만, 이후 새 임차인을 찾으면서 공실 문제를 해소했다. 다만 올 하반기 여의도에 오피스 공급량이 많이 늘어난다는 점은 변수다. 세빌스코리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이후 여의도 우체국 재건축(6만8431㎡)과 여의도 KB금융타운(6만7683㎡)가 공급될 예정이다.

타워1엔 여의도 금융업계와 일부 대기업의 계열사가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임차인 확보를 위해 임대계약 기간 중 몇 개월은 무료로 임대를 주는 ‘렌트 프리’ 방식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입주의향 의사가 있는 임차인들과 협상을 진행 중이고, 임차인 확보를 위해 다각도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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