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클립, 코로나19 이후 이용자 수 70% 증가

네이버 오디오클립 모습. / 사진=네이버
네이버 오디오클립 모습. / 사진=네이버

네이버가 ‘보는’ 콘텐츠를 넘어 ‘듣는’ 콘텐츠 강화에 나섰다. 유튜브 등 동영상 콘텐츠가 확산되는 가운데 오디오 콘텐츠에 힘을 쏟고 있다. 콘텐츠 시장은 동영상 시장 성장 한편에서 라디오 등 오디오 시장도 여전히 입지가 탄탄한데 이를 공략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전 세계적으로 오디오 콘텐츠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시장이 아직 블루오션이라는 점도 네이버가 오디오 콘텐츠에 집중하는 이유다.

네이버는 최근 오디오 콘텐츠 플랫폼 오디오클립에서 국내 대표 작가 신작 작품을 ‘듣는 연재’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듣는 연재는 최신작을 오디오 콘텐츠로 먼저 소개하는 것으로 매일 15분씩 최대 한달 여간 무료 연재된다. 한달에 1권씩 소개되며, 작품을 집필한 작가가 직접 낭독을 맡는다.

◇ 네이버가 키우는 오디오 서비스

이날부터 시작한 유료 회원제 서비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에도 오디오북 대여 할인 쿠폰을 포함했다. 신규 구독 모델에 네이버의 수많은 서비스 중 오디오 콘텐츠를 포함했다. 네이버의 오디오 콘텐츠 육성 의지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네이버가 오디오 콘텐츠에 처음 관심을 보인 것은 지난 2017년이다. 당시 네이버는 KTB네트워크와 함께 300억원 규모의 오디오 콘텐츠 펀드를 만들었다. 이후 네이버는 국내 최초 오디오북 전문업체 오디언소리를 인수한데 이어 2018년 12월 오디오클립을 정식 출시했다.

네이버는 또 지난해 8월 오디오 스트리밍 서비스 ‘나우’를 선보이기도 했다. 나우는 라디오처럼 다양한 오디오 콘텐츠를 24시간 들을 수 있는 서비스다. 24시간 노래만 나오는 채널, 인기 스타들이 진행하는 채널 등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오디오클립은 크게 오디오 방송 격인 채널과 성우·연극배우 등이 책을 읽어주는 오디오북으로 나뉘는데 정식 출시 후 1년간 두 부분 모두 크게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2월 기준 오디오클립은 60여개 출판사와 손잡고, 국내 최대 규모인 1만여종의 오디오북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월 2만3000명의 이용자가 오디오클립을 통해 오디오북을 이용하고 있으며, 누적 사용자수도 21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오디오클립 채널 역시 지난해 12월 기준 전년보다 3배 많은 약 1500개가 개설됐다.

특히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오디오클립을 이용하는 이용자가 부쩍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네이버에 따르면, 오디오클립 이용자는 지난 3월 기준 1월 대비 72% 늘었고, 재생 횟수는 38% 증가했다. 오디오북 거래의 경우 2월 대비 16% 늘었다. 네이버 관계자는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오디오 콘텐츠를 찾는 이용자들도 늘어나는 추세”라며 “심리 안정이나 스트레스 완화 등 다양한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오디오 콘텐츠를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 오디오 콘텐츠, 5년 동안 2배 성장

네이버가 이렇듯 오디오 콘텐츠에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는 ‘유튜브 전성시대’라고 불릴 정도로 보는 콘텐츠가 대세로 떠오른 한편에 전 세계적으로 오디오 콘텐츠 시장이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은 아직 블루오션이다. 팟빵, 밀리의 서재, 스푼라디오 등 다양한 오디오 콘텐츠 업체들이 존재하지만, 관련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대기업은 사실상 네이버가 유일하다.

미국 에디슨연구소와 트라이튼 디지털 공동 연구에 따르면 미국 팟캐스트 청취자는 월간 7300만명(2018년 기준)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3년 3200만명과 비교하면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아울러 오는 2022년에는 월간 1억3200만명이 팟캐스트를 들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역시 아직 규모는 크지 않지만 관련 시장이 조금씩 성장하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오디오 콘텐츠만의 장점이 많다고 말한다. 가장 큰 장점은 멀티태스킹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오디오 콘텐츠를 들으며 일을 하거나, 운전 등이 가능하다. 특히 멀티태스킹에 능한 MZ세대에게 오디오 콘텐츠가 큰 각광을 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기술의 발전도 오디오 콘텐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인공지능(AI) 스피커,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 음성 인터페이스 기술이 대중화됨에 따라 오디오 콘텐츠 활용 영역이 점차 넓어지고 있다. 

IT업계 관계자는 “최근 유행하고 있는 애플의 에어팟과 같은 ‘히어러블(hear+wearable)’ 제품도 오디오 콘텐츠 대중화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며 “오디오 콘텐츠는 보는 콘텐츠와 비교해 휴식의 느낌이 강하다. 아무리 보는 콘텐츠가 대세가 된다한들 오디오 콘텐츠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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