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국민銀, 1Q 일반관리비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4%, 8%↓
CIR지표도 개선, 직원·점포 축소 영향

KB국민은행(왼쪽)과 하나은행 본사. / 사진=각 사

하나은행과 KB국민은행의 일반관리비가 올 들어 큰 폭으로 감소했다. 특히 하나은행의 1분기 일반관리비는 1년 전보다 10% 이상 감소해 4대 시중은행 중 ‘몸집 줄이기’에 가장 성공한 모습이다. 다른 은행들도 수익성 지표들이 나빠지는 상황에서 비용을 줄이기 위해 지점 통폐합, 직원 축소 등의 노력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4대 시중은행 중 하나·국민은행만 1분기 일반관리비 전년 동기 比 감소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국민·하나·우리은행 등 국내 4대 시중은행의 올해 1분기 일반관리비는 3조1625억원으로 나타났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1302억원(3.9%) 감소했다. 은행별로 하나은행과 국민은행의 일반관리비가 가장 많이 줄었다. 하나은행의 1분기 일반관리비는 전년 동기 대비 14.5% 감소한 7268억원을 기록했다. 1년 전에는 신한은행의 일반관리비가 4대 시중은행에서 가장 낮았지만 하나은행이 이 기간 일반관리비를 1200억원 이상 줄이면서 신한은행보다 낮은 비용을 기록하게 됐다. 

국민은행의 1분기 일반관리비도 전년 동기 대비 8.6% 감소한 8871억원을 기록했다. 국민은행은 지점 통폐합, 희망퇴직 등을 강행해도 다른 은행보다 많은 직원과 지점으로 매년 일반관리비가 높게 유지됐다. 국민은행은 작년에 일반관리비로만 3조8874억원을 지출했는데 전년 동기보다 3.2% 증가한 규모다. 하지만 올해 1분기 들어 일반관리비가 전년 동기 대비 830억원 줄면서 비용 감축에 성공하는 모습이다. 

반면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의 일반관리비는 증가했다. 신한은행의 일반관리비는 올해 1분기 7435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같은 기간보다 5.5% 증가했다. 우리은행도 같은 기간 5% 늘어난 8049억원을 기록했다. 

4대 시중은행의 1분기 일반관리비 추이. / 도표=시사저널e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의 일반관리비가 줄면서 경영효율성지표인 영업이익경비율(CIR)이 개선했다.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의 1분기 CIR은 49.4%, 49.5%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4.5%포인트, 5.5%포인트 떨어졌다. 반면 신한은행의 CIR은 44.4%로 같은 기간 1.5%포인트 올랐고 우리은행도 같은 기간 3.2%포인트 오른 50.4%를 기록했다. CIR은 은행의 영업이익 중 판매관리비가 차지하는 비율이다. CIR이 낮을수록 비용 대비 수익이 높은 것으로 평가한다. 

◇은행권, 순이자마진 감소 영향에 지점·점포 줄이며 ‘안간힘’

은행권의 비용 감축은 갈수록 생존과 직결된 과제가 되고 있다. 올해 들어 코로나19 사태로 초저금리 상황에 돌입한 은행들은 비용을 관리하지 못하면 수익 증가에 발목이 잡힐 수 있는 상황이다. 

한국은행은 올해 3월16일 기준금리를 0.75%로 낮추면서 제로금리 시대를 열었다. 낮은 금리로 인해 은행권의 순이자마진(NIM)도 역대 최저점을 기록했다. NIM은 예금과 대출 금리의 차이로 발생하는 수익과 채권 등 유가증권에서 생기는 이자를 포함해 산출한다. NIM이 낮아지면 은행의 대출이 늘어도 이자이익이 이에 비례해 늘지 않는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은행권의 1분기 NIM은 1.46%로 1년 전(1.62%)보다 하락했다. 은행들의 당기순이익도 전년 동기보다 17.8% 줄었다. 

수익성 지표들이 계속 하락하면서 은행들은 직원을 줄이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일반관리비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항목이 직원 급여이기 때문이다. 4대 시중은행의 올해 1분기 총직원 수는 5만9656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7명이 줄었다. 은행별로 하나은행의 직원수가 419명 감소한 1만2957명을 기록했다. 이어 신한은행 1만4058명(125명 증가), 우리은행 1만5147명(29명 감소), 국민은행 1만7494명(24명 감소) 순으로 나타났다. 

지점 감축과 관련해선 하나은행과 국민은행이 가장 적극적이다. 하나은행의 1분기 기준 지점 수는 700개로 전년 동기 대비 52개 감소했고 국민은행은 1017개로 30개 줄었다. 우리은행은 7개 감소한 862개, 신한은행은 5개 줄어든 875개를 기록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올해는 코로나19 영향으로 기준금리가 낮아지면서 수익에 상당한 악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인터넷은행처럼 국내 대형 은행들도 비대면 거래를 확대하는 전략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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