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전세대출 잔액 한 달에 2조원씩↑
은행권, 조건 없는 우대 금리·비대면 대출 상품 내놔

서울 여의도의 한 시중은행 지점 모습. / 사진=연합뉴스
서울 여의도의 한 시중은행 지점 모습. / 사진=연합뉴스

올해 금융권의 전세 수요가 크게 늘자 은행들이 고객 잡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은행권에선 최근 전세대출자금이 한 달에 2조원씩 증가하고 있다. 이에 은행마다 조건 없는 우대금리 혜택이나 지점 방문을 꺼리는 고객을 위한 비대면 대출 상품 등을 내놓는 등 고객 모시기 집중하는 모습이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들어 국내 주요 은행들의 전세자금대출이 크게 증가했다. 업계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의 전세자금대출 잔액 합계는 3월 말 86조2534억원으로 한 달 만에 2조2085억원 늘었다. 

2월 말에도 전달과 비교해 2조1292억원 증가했다. 5대 은행의 전세자금대출이 두 달 연속 2조원 이상 늘어난 사례는 2016년 이후 처음이다.

최근의 전세자금대출 증가는 지난해 정부가 내놓은 대출규제 강화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지난해부터 고가주택 구매를 위한 주택담보대출을 받기 어렵게 하면서 주택 수요가 감소하고 대신 전세 수요가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이에 은행들은 전세대출 수요를 잡기 위해 다양한 상품들을 내놓고 있다. 

우리은행은 다음달 31일까지 ‘우리WON전세대출 한도조회 WON해’ 이벤트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 상품은 모든 주택 및 주거용 오피스텔을 대상으로 한 전세대출 상품이다. 

이 대출을 이용하면 고객은 영업점 방문 없이 모바일로 한도조회 및 최대 2억2000만원 이내에서 임차보증금의 80%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다. 복잡한 금리우대 조건이 없고 중도상환해약금도 없다. 

DGB대구은행은 이달부터는 ‘무방문 전세자금 대출’을 선보인다. 고객은 본인 공인 인증만으로 주민등록등본, 초본, 가족관계증명서를 전송하는 한편, 전세계약서를 은행 방문 없이 휴대폰 사진촬영으로 간편하게 제출할 수 있다. 또 고객은 최대 5억원까지 휴대폰으로 대출을 신청할 수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한국주택금융공사와 협약을 통해 신혼부부와 다둥이가구의 주거비를 지원하는 ‘KB 신혼부부·다둥이 전세자금대출’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기존 전세자금대출에서 우대금리로 연 0.15%포인트를 추가 할인 적용하고 한국주택금융공사 보증료도 연 0.1%포인트 추가 감면한다. 

대출 대상자는 임차보증금 5억원 이하인 주택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신혼부부(혼인기간 7년 이내이거나 3개월 이내 결혼예정자) 또는 민법상 미성년자(만 19세 미만)인 자녀가 2인 이상인 다둥이가구다.

은행권 관계자는 “정부가 대출 규제를 강화하고 있지만 무주택자에 대한 전세대출은 주거 안정을 위해 규제하고 있지 않다”며 “기준금리도 계속 내려가면서 대출 수요가 몰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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