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조업사 이스타포트 계약 해지···제주항공 JAS 활용 가능성 높아져
JAS 당기순익 전년 대비 급감···“정리 안 됐다면 제주항공 인수 후 고민 늘었을 것”
공정위 기업결합 승인 기다리는 제주항공···태국·베트남에선 해당국 로펌 통해 절차 밟고 있어

저비용항공사(LCC) 이스타항공이 본격적인 구조조정 절차를 밟고 있다. 인력 조정 및 기재 반납에 이어 향후 제주항공과의 마찰이 예상됐던 지상조업사 이스타포트와의 계약도 해지했다. 제주항공 입장에선 인수 후 부담이 줄어들었다는 평이 나온다.

13일 일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이 이스타포트와의 계약 해지로 셧다운 기간이 길어져 추가 구조조정이 발생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이스타항공은 지난 9일 ‘이스타항공 조업계약 해지 공지’라는 글을 통해 이스타포트 전 지점과의 계약이 지난 7일 만료됐다고 전했다.

이스타포트는 지난 2015년 이스타항공이 출자한 100% 자회사다. 탑승 수속 및 위탁 수하물 탁송 등 지상조업 업무를 담당했다. 이스타포트는 사실상 이스타항공에 매출을 의존했다. 이스타항공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스타포트는 이스타항공과의 거래에서 지난해 123억원의 용역비를 받았다.

업계에선 이스타항공이 이스타포트와의 관계를 정리하면서 제주항공의 인수 후 부담이 줄었다는 분석이다. 이스타항공 측이 제주항공에 인수된 후 제주항공의 지상조업사 제이에이에스(JAS)를 활용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항공사 관계자는 “애경그룹이 2개의 조업사를 보유할 필요는 없다”면서 “이스타항공이 이를 정리하지 못했다면 제주항공은 해결법을 고민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주항공은 이스타포트와 같은 지상조업사 JAS를 2018년 1월31일부터 종속회사로 두고 있다. 보유 지분은 100%다. JAS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JAS는 지난해 법인세비용 등의 증가로 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내는 데 그쳤다. 이는 전년(58억원)과 비교해 크게 줄어든 수치다.

이 같은 해석에 대해 제주항공 측은 이스타항공의 자체적 판단에 따른 구조조정이라는 입장이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경영이 어려운 상황에서 극복하고자 하는 이스타항공의 자체적 판단에 따른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이스타항공은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자본잠식이 진행되고 있다. 자본잠식은 기업의 적자 누적으로 인해 잉여금이 마이너스가 되면서 자본총계가 자본금보다 적은 상태를 말한다. 지난해 말 기준 이스타항공의 자본잠식률은 230%로 집계됐다.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제주항공은 지난달 2일 이스타항공 최대주주 이스타홀딩스와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SPA 체결 일정이 두 차례 미뤄진 뒤였다. 이를 두고 업계에선 코로나19 여파를 근거로 양측이 구조조정 등에 대한 논의를 진행한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왔다. 다만 SPA 계약서에 구조조정 관련 내용의 포함 여부는 확인되지 않는다.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 절차는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국내 및 해외 주요 국가의 경쟁당국으로부터 기업결합 승인만 남겨두고 있는 상황이다. 제주항공은 지난달 13일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심사 신고서를 냈으나 아직까진 승인받지 못했다. 앞서 기업결합심사 절차를 밟은 HDC현대산업개발과 아시아나항공은 공정위 접수 후 65일 만에 승인받았다.

주요 국가 경쟁당국에 대한 기업결합 승인 역시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제주항공은 태국, 베트남에서 기업결합 승인을 받아야 한다. 제주항공 관계자들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해당국 로펌을 통해서 관련 절차를 밟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정확한 승인 시점에 대한 예상은 어려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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