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1일 주금 납입할 계획이었으나 지연···정부는 신생 항공사 금융 지원 외면
지난해 말 기준 부분 자본잠식 시작···자본잠식률 49.2%

플라이강원이 클라우드펀딩을 통해 10억3000만원을 유치했다. / 사진=플라이강원
신생 항공사 플라이강원의 유동성에 비상등이 켜졌다. / 사진=플라이강원

신생 항공사 플라이강원의 유동성에 비상등이 켜졌다. 정부의 금융 지원에서 외면당했을 뿐 아니라, 신주 발행 계획도 늦춰지고 있기 때문이다.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업계에선 플라이강원이 최악의 상황으로 빠져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플라이강원이 이사회를 통해 결의한 신주 발행의 주금 납입은 마무리되지 못한 상태다. 플라이강원 측은 코로나19로 인해 업황이 좋지 않아 주금 납입이 늦어지고 있지만 신주 발행 무산 등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플라이강원은 지난달 16일 165억원이 넘는 액수의 신주 발행을 의결했다. 제3자 배정 방식이며 발행 목적은 운영자금 및 시설자금 조달이다. 신주 발행 규모는 보통주 165만6920주로 발행가액은 1만원이다. 당초 플라이강원은 지난 1일 주금 납입을 계획했다.

165억원은 지난해 플라이강원의 자본총계(207억원)와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는 금액으로, 발행 시 유동성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불확실한 업황으로 인해 주금 납입 등 신주 발행 절차는 지연되고 있다. 플라이강원 관계자는 “코로나19 등 상황이 좋지 않아 늦어지고 있지만 협의가 잘 진행되고 있어 (신주 발행은) 문제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는 플라이강원이 유동성 확보에 실패할 경우 플라이강원의 경영 및 재무 상황이 악화할 가능성을 우려한다. 지난달 31일 플라이강원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지난해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플라이강원은 이미 부분 자본잠식이 시작된 상태다.

지난해 말 기준 플라이강원의 자본총계는 207억원이다. 반면 자본금은 409억원이다. 자본잠식률은 49.2%에 달한다. 업계에서 예상하는 플라이강원의 월별 적자액은 30억원 수준이다. 코로나19로 인한 비운항 조치가 길어질 경우 지난해 당기순손실(149억원)을 넘어서는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도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정부는 플라이강원을 외면하고 있다. 산업은행은 저비용항공사(LCC)를 상대로 금융 지원에 나서겠다고 밝혔으나 플라이강원은 사실상 제외됐다. 산은이 내세운 지원 기준 ‘최근 3년간의 경영 실적’은 신규 항공사로서 충족시킬 수 없는 조건이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정부가 무책임으로 일관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면허를 주고 운항을 허가했다면 기간산업에 대해 책임을 지는 자세가 필요하다”면서 “불가능한 기준을 내세운 채 지켜만 보는 것은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정식 취항한 플라이강원은 양양~제주 국내선을 비롯해 양양~타이베이, 양양~클락 등 국제선을 운항했다. 하지만 현재는 국내선 1개만 정상 운항 중이다. 이마저도 탑승률이 저조하다. 에어포탈에 따르면 전날 플라이강원은 양양~제주 노선에 2편(출·도착 1편씩)을 띄웠고 탑승 여객은 111명이다. 플라이강원은 150~160여명이 탑승할 수 있는 B737-800을 활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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