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 외국인 순매도액 역대 최대치인 10조원 규모
전문가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및 강력한 경기부양책 효과 뒷받침돼야 외국인 위험자산 회피심리 줄어들 것”

2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94.79포인트(5.89%) 오른 1,704.76으로 장을 마쳤다. / 사진=연합뉴스
2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94.79포인트(5.89%) 오른 1,704.76으로 장을 마쳤다. / 사진=연합뉴스

외국인들의 국내 주식 순매도가 15일째 멈추지 않고 있다. 연속 금액기준으로는 역대 최대 기록을 한참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치료제 개발과 미 연방준비은행(연준)의 유동성 공급조치 등이 앞으로 경기를 얼마나 빠르게 회복시킬지가 외국인 매수세 전환의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다음 날인 지난 1월21일부터 이달 25일까지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총 16조221억원 어치의 주식을 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달 들어서만 11조1565억원을 순매도했다.

특히 연속 외국인 순매도액 규모로서는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 5일부터 25일까지 15거래일 동안 외국인 누적 순매도액은 10조2144억원이다. 이는 금융위기 발발 직전인 2008년 6월9일부터 7월23일까지 연속 누적 순매도액인 8조9834억원을 넘어서는 수치다.

이처럼 외국인들의 순매도가 계속되는 이유는 예상보다 빠른 코로나19 확산세에 국제유가 변동 등 복합적인 경기침체 우려가 작용했기 때문이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뿐만 아니라 국제 유가 급락 등 신용시장 위축으로 외국인의 위험자산에 대한 회피 인식이 강한 상황”이라며 “앞으로 미 연준의 유동성 공급조치나 양적완화 등으로 얼마나 빠르게 경기를 끌어올리느냐가 관건이다”라고 설명했다.

실제 25일 미 연준이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해 2조 달러 규모의 ‘슈퍼 부양책’을 통과시키고 한국 정부도 100조원 규모의 금융시장 안정대책을 펼치면서 시장의 불안 심리는 일단 진정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이틀 연속 오르며 1700선을 회복했다.

아울러 전 세계 금융시장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국제유가와 금값도 점차 오름세다.

하지만 국내 증시의 ‘팔자’ 행렬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코로나19 치료제 개발로 확산세가 잠잠해지고 실물경제 회복세가 안정되지 이상 외국인 매수세 전환은 어렵다는 분석이다. 미 존스홉킨스대학 통계에 따르면 24일 기준 세계 누적 확진자와 사망자는 각각 38만명과 1만6000명을 넘어섰다.

황세운 자본시장 연구원은 “이번 위기 상황의 종착지는 명확하다. 결국 코로나로 인한 글로벌 경기침체가 외국인 매도세의 핵심 원인인데 치료제 개발이 돼야 비로소 위기 상황이 종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코로나 치료제가 개발되더라도 글로벌 경기가 본격적으로 반등해야 외국인 투자자가 돌아올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되더라도 단기적으론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이벤트성 반등을 줄 수는 있겠지만 글로벌 경기가 안정세에 접어들지 않는 이상 적극적인 외국인 순매수는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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