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저축은행 신용대출 1조원 돌파···평균 금리 18%
올해 코로나19로 경제적 부담 높아져 대출 부실화 위험↑ 

가계신용대출 중 고금리대출 잔액이 큰 저축은행 리스트. / 자료=금융감독원
가계신용대출 중 고금리 대출 잔액이 큰 저축은행 리스트. / 자료=금융감독원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의 대출 부실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신용도가 낮은 취약계층의 대출 규모가 저축은행업계에서 빠르게 증가한 가운데 올해 코로나19로 경제가 악화되면서 대출 부실이 커진다는 분석이다. 자본규모 상위 저축은행들에선 고금리 대출도 증가했다.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질수록 이에 따른 영향이 커진다는 전망이 나온다. 

◇저축은행 신용대출 1조원 돌파···고금리 대출자도 증가

19일 저축은행업계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말까지 저축은행들의 가계신용대출이 빠른 속도로 증가했다. 저축은행들의 가계신용대출 총액은 작년 말 1조1092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섰다. 1년 전보다 53.1%나 늘었다. 전년 같은 기간 증가율(42.2%)보다 높은 수준이다. 

문제는 오케이, 웰컴 등 업계 상위 저축은행을 포함한 주요 저축은행의 고금리 대출 잔액 비중이 여전히 높다는 점이다. 고금리 대출은 금리가 연 20%가 넘는 대출을 말한다. 저축은행별로 보면 오케이 저축은행의 고금리 대출 잔액 비중은 작년 말 기준으로 68.5%, 웰컴 저축은행은 54.4%, SBI 저축은행은 46.6%, 유진 저축은행은 44.6%, 애큐온 저축은행은 44.4%를 기록했다. 

금감원도 이와 관련해 보도자료를 통해 “신규 취급 기준 평균 대출 금리가 18%에 달하는 등 여전히 높아 서민들의 경제적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어 이들에 대한 금리 부담 완화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79개 전체 저축은행의 가계신용대출은 작년 9월말 들어와 전년 말 대비 24% 증가했다. 기업 법인대출은 9.7% 늘었다. 신용도가 낮은 취약계층들이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금리(2%)보다 9배 높은 대출을 받는 속도가 빨라진 상황이다. 

저축은행업계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작년 9월 말 기준으로 5.1%로 전년 말과 같은 수준을 보였다. 또 신규 대출 기준으로 작년 말 평균 금리는 18.0%로 1년 전보다 1.3%포인트 하락해 차주들의 부담은 다소 줄어든 상황이다. 다만 전체 대출이 증가함에 따라 대출 부실화가 발생할 수 있는 여지가 높다. 금감원도 경기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저축은행의 대출 부실화의 잠재위험에 대비해야 한다고 전했다. 

◇상호금융 소상공인 대출 증가율, 시중은행의 2배↑

금융권에선 저축은행과 함께 신협, 수협 등 상호금융업계도 코로나19 확산 영향을 크게 볼 것으로 전망한다. 상호금융 대출도 작년 빠르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작년 말 기준 상호금융의 소상공인 및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76조900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같은 기간보다 15.6% 증가했다. 시중은행(7.1%)보다 2배 이상 높은 증가율이다. 소상공인과 중소기업들이 올해 코로나19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 대출 연체 등이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다. 

특히 상호금융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작년부터 높아지기 시작했다. 지난해 9월말 고정이하여신비율은 2.15%로 전년 말보다 0.63%포인트 올랐다. 손실흡수능력을 나타내는 커버리지비율(대손충당금적립액/고정이하여신)은 같은 기간 47.8%포인트 하락한 115.1%를 기록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중금리대출 확대를 통해 연체율 관리 등에 신경 써왔고 고금리 대출 비중도 하락 추세였다”며 “다만 예상치 못한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해 (대출 고객들의) 경제적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다. 자산 건전성이 악화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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