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 낙폭 보여
장 초반 서킷브레이커 작동
코로나19 공포와 유가 급락 영향

미국 뉴욕증시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공포와 국제 유가 급락 영향에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급락을 기록했다.

9일(이하 현지 시간) 미국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013.76포인트(7.79%) 폭락한 23851.02를 기록했다. 이날 하락률은 2008년 10월 15일 7.87% 이후 최대 규모다. 지수는 장중 2158포인트(8.3%)까지 내리기도 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도 225.81포인트(7.60%) 급락한 2746.56을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624.94포인트(7.29%) 떨어진 7950.68에 장을 마쳤다.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이날 오전 9시 30분 개장과 함께 폭락하기 시작해 약 4분 만에 거래가 중지됐다. S&P 500 지수가 7% 하락하면서 서킷브레이커(Circuit breakers)가 발동된 것이다. 증시 안정 수단인 서킷브레이커 발동은 2008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다만 서킷브레이커 2단계 발동 요건까지는 나오지 않았다. 서킷브레이커 2단계는 S&P 500 지수가 오후 3시 25분 전에 13% 이상 급락하면 15분간 거래가 중단된다.

이날 증시 급락은 코로나19의 확산에 따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8일(현지 시간) 기준 미국에서 코로나19로 숨진 사람은 모두 19명으로 늘었고 전체 감염자는 400명으로 증가했다. 유럽에서도 이탈리아, 프랑스 등 40개 국에서 9242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코로나19 확산세가 두드러지면서 글로벌 경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심화된 것이다.

국제유가 급락도 투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24.6%(10.15달러) 떨어진 31.1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1991년 걸프전 이후 일일 기준 최대 하락이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5월물 브렌트유도 배럴당 26.18%(11.85달러) 급락한 33.42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WTI와 브렌트유는 이날 한때 30% 이상 하락하기도 했다.

국제유가 급락은 산유국들의 감산 논의가 실패하면서 나왔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10개 주요 산유국은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원유 수요가 감소하자 지난 6일 추가 감산을 논의했다. 하지만 러시아의 반대로 합의하지 못했다. 여기에 OPEC을 주도하는 사우디아라비아는 원유 가격 인하에 나서면서 증산 가능성도 시사했다.

증시가 부진하자 투자자들은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로 이동했다.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역대 최저인 0.318%까지 떨어졌다. 10년물 수익률은 지난달 중순까지만 해도 1.5%대를 기록했었다. 국채 수익률과 국채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30년물 미 국채 수익률도 0.866%를 기록해 1% 밑으로 내려왔다.

한편 유럽 증시도 크게 출렁였다. 영국 FTSE 100(7.69%), 프랑스 CAC 40 지수(8.39%), 독일 DAX 30 지수(7.94%), 범유럽 지수인 유로스톡스 50(8.45%) 등이 급락했다. FTSE 100의 낙폭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2년 만에 최대였다.

9일(이하 현지 시간) 미국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013.76포인트(7.79%) 폭락한 23851.02를 기록했다. / 사진=연합뉴스.
9일(이하 현지 시간) 미국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013.76포인트(7.79%) 폭락한 23851.02를 기록했다.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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