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증권사, 초대형 IB, 제도 이점으로 자본투자 수익 강화
작년 상반기 초대형 IB 순익···증권업계의 50% 차지

서울 여의도의 증권가 / 사진=연합뉴스
서울 여의도의 증권가 / 사진=연합뉴스

대형 증권사와 중소형사 간 양극화 현상이 갈수록 심해지는 분위기다. 증권사들의 수익 구조가 주식거래 위탁에서 투자은행(IB) 등 자본 투자형으로 바뀌면서 초대형 IB를 중심으로 수익성이 큰 폭으로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중소형사들의 수익성은 대형사들과 비교해 갈수록 떨어지며 경쟁력을 잃는다는 분석이다. 

◇상위 7개 증권사 평균 영업익·당기순익···전년比 34%, 44%↑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작년 호실적을 낸 가운데 초대형 IB를 중심으로 순익 개선이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각 증권사들의 발표에 의하면 상위 7개 대형 증권사의 영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전년보다 평균 34%, 44% 크게 증가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내면서 3년 연속 증권업계 1위 자리를 지켰다. 한국투자증권의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8653억원으로 전년보다 34.3%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7099억원으로 42.2% 늘었다. 자기자본이익률(ROE)도 14.3%를 기록해 업계 최고 수준을 유지했다. 

한국투자증권 외에도 미래에셋대우, KB증권, 삼성증권 등 대형 증권사들의 영입이익 증가율도 모두 높은 수준을 보였다. 미래에셋대우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7272억원으로 전년보다 41.95% 증가했고 KB증권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3605억원으로 전년보다 44.11% 증가했다. 삼성증권은 13% 늘어난 5175억원을 기록했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5754억원으로 전년보다 6.5%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4764억원으로 31.8% 늘며 역대 최대 순익을 기록했다. 올해 자기자본 3조원을 넘긴 메리츠종금증권도 작년 영업이익이 6799억원을 기록, 전년보다 27.7% 증가했다고 밝혔다. 

증권사별 작년 영업이익 추이. / 도표=시사저널e

중소 증권사들의 실적은 이에 비해 크게 늘지 못한 상황이다. DB금융투자의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1.1% 증가하는데 그쳤고 당기순이익도 7% 늘어나는데 그쳤다. 

대신증권은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968억원으로 전년보다 38.9% 감소했다고 공시했다. 실적 악화는 거래대금 감소로 인한 수탁 수수료 수입 및 이자수익 하락으로 리테일 부문 실적이 저하됐기 때문이다. 한화투자증권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119억원으로 1년 전보다 15.1% 늘었지만 대형 증권사의 영업이익 증가율과 비교해 크지 않았다. 

◇대형 증권사 IB 부문서 수익 창출

대형 증권사들은 IB 부문의 이익 증가로 호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순익 1위를 기록한 한국투자증권은 증시 부진 속에서도 IB 부문과 자산운용(Trading) 수익이 증가하면서 실적 성장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미래에셋대우도 올해 실적과 관련해 해외 비즈니스와 IB 수익 증대 등으로 당기순이익에서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KB증권도 이번 실적에 대해 “채권자본시장(DCM) 9년 연속 1위, 주식자본시장(ECM) 상위 3위권 진입, 신규 상품 론칭 등으로 IB 분야 수익이 증가했다”고 전했다.

대형 증권사들이 IB 등 자본 투자형 수익 구조를 강화하면서 대형사와 중소형사 간의 수익 격차는 갈수록 커질 전망이다. 앞서 지난해 상반기까지 증권업계 상위 7개 증권사가 벌어들인 총 순익은 전체 증권사 수익 중 70%이상을 차지했다. 또 상위 5개 초대형 IB의 총 순익은 전체의 50%를 넘어섰다. 초대형 IB는 금융당국의 인가를 받고 발행어음 사업이 가능해 갈수록 수익 양극화를 부추기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초대형 IB 등 막강한 자본력을 가진 증권사들이 기존 수익 사업인 브로커리지에서 벗어나 IB 수수료를 확대하고 있다”며 “대형 증권사의 수익에서 IB 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아직 크지 않아 이 부분이 더 확대되면 (대형사와 중소형사 간) 수익성 격차도 계속 커지게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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