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매 운동 여파에 유니클로 지난해 영업익 15% 감소···탑텐 3분기 영업이익은 75% 급증
지난해 11월부터 유니클로 앱 사용자 반등 추이···“완벽한 대체 없음 증명”

지난해 한 유니클로 매장 모습. /사진=시사저널e DB
지난해 한 유니클로 매장 모습. / 사진=시사저널e DB

유니클로 불매가 해를 넘기고도 계속되고 있다. 실제 효과도 있었다. 유니클로가 지난해 말 발표한 지난 회계연도(2018년 9월~2019년 8월) 실적을 보면 영업이익이 전년 보다 14.9% 줄었다. 반일 감정으로 유니클로 불매가 번졌던 과거에도 꿋꿋이 상승세를 보이던 유니클로가 꺾인 것이다.

반면 불매운동이 한창이던 지난해 3분기, 반(反) 유니클로 정서의 반사이익을 받은 국내 토종 브랜드 탑텐의 매출과 영업익은 크게 늘었다. 상승하던 한 쪽은 추락하고 미미하던 한 쪽은 반등한 것이다. 갑자기 뒤바뀐 두 브랜드 간 운명이 올해에도 계속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지난 12월 26일 유니클로와 지유(GU)를 운영하는 에프알엘코리아는 실적을 발표했다. 유니클로 불매운동에 관심을 가진 모두의 이목이 쏠렸다. 유니클로의 지난해 매출은 1조3780억원으로 1조3731억원이었던 전년도 대비 0.3% 늘었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4.9% 줄어든 199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이 오히려 늘어 의아할 수도 있다. 유니클로의 회계연도는 1월 1일에 시작해 12월 31일에 마치는 여타 국내 업체들과 달리, 직전년도 9월부터 이듬해 8월까지다. 국내에서 유니클로 불매 운동이 본격적으로 번진 건 7월부터다. 지난해 9~12월 불매 운동의 영향은 빠진 채, 감사제 등 대규모 세일과 겹치며 유니클로의 인기가 가장 많은 2018년 겨울과 2019년 상반기에 상승세를 이어온 실적이 매출에 힘을 보탠 것으로 분석된다. 

유니클로 불매운동의 진짜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이번 회계연도(2019년 9월~2020년 8월)를 봐야 하는 이유다. 

경쟁 브랜드였던 탑텐 운영사 신성통상의 7~9월 영업이익은 크게 올랐다. 당시 신성통상 매출은 2561억원으로 전년 동기간 대비 6.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7억원) 대비 75.4%나 증가했다. 이는 유니클로 대체 브랜드로 급부상한 효과로 읽힌다. 

그러나 유니클로의 상승세가 다시 포착됐다.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가 지난 5일 발표한 수치에 따르면 안드로이드 기준 유니클로 모바일 앱의 11월 월간 사용자 수는 68만8714명으로 지난해 상반기 평균치(71만1924명)에 근접하게 도달한 것이다. 11월은 겨울의 초입, 그리고 겨울은 유니클로의 히트텍 및 후리스의 수요가 늘어나는 때다. 유니클로의 부활이 가시화한 것이다. 

업계 전문가는 정확히 유니클로의 빈자리를 채우는 브랜드가 없기 때문에 유니클로가 아예 고꾸라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의류업계 관계자는 “유니클로는 젊은 세대의 탄탄한 매니아층과 중장년층에서의 브랜드 입지가 확실하다. 앱 사용자 반등은 유니클로의 완벽한 대체가 없음을 증명한 것”이라고 평했다. 그는 이어 “유니클로는 JW앤더슨이나 르메르 등 젊은 층에서 인기가 많은 해외 브랜드와의 협업이 많다. 이런 부분이 젊은 매니아들을 붙잡아둔다. 유메르라는 단어까지 생겨날 정도다. 또 아직까지도 '기본템은 유니클로'라는 공식이 있다. 다른 브랜드가 해내지 못하고 있는 부분이다. 비슷한 브랜드는 있으나, 그들이 유니클로를 완전히 대체하진 못하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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