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7맥스 생산 중단 결정으로 각 항공사에 보상···비용 막대할 듯
테헤란서 추락한 737-800 항공기, 보잉 책임 여부와 무관하게 ‘부담’으로 작용

보잉이 737맥스8의 재운항을 위해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보잉의 737-800 항공기가 테헤란 이륙 직후 추락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의 항공기 제작사 보잉이 또 다른 악재에 마주했다. 두 번의 추락사고 이후 전 세계에서 운항이 중단된 737맥스의 보상금을 항공사에 지급하기로 합의한 데 이어, 우크라이나 국제 항공소속 보잉 737-800 항공기가 추락했기 때문이다. 일부 외신에선 책임 관계와는 별개로 보잉의 부담이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8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국제항공 소속 보잉 737-800 항공기는 테헤란 이맘호메이니 국제공항 이륙 직후 추락했다. 탑승한 167명의 승객과 9명의 승무원 등 176명 전원이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다. 사고 영상을 보면 항공기는 불이 붙은 채 땅으로 추락했다.

사고 직후 AP통신은 “이번 추락 사고의 원인과 책임이 보잉사에 있다고 하긴 어렵지만, 이번 추가 사고로 보잉의 데이비드 칼훈 차기 CEO가 회사의 실적과 명성을 되찾기 위한 부담이 한층 버거워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보잉 입장에선 엎친 데 덮친 격이다. 보잉이 새롭게 개발한 737맥스 기종은 두 차례 추락사고 이후 운항이 중단됐다. 737맥스 기종은 소프트웨어 결함으로 2018년 10월과 2019년 3월 두 차례 추락해 총 364명이 사망했다.

보잉은 737맥스 기종의 운항 중단 이후에도 생산을 이어왔다. 2019년 내에 미국 연방항공청(FAA)로부터 허가를 받겠다는 의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FAA가 기체 결함 등을 이유로 운항 재허가를 늦추면서 생산된 항공기는 짐이 됐다.

결국 지난해 3분기엔 11억6700만 달러(1조3000억원)의 순익에 그쳤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51% 급감한 최악의 실적이다. 매출액 역시 지난해와 비교해 21% 줄어든 251억4600만 달러(29조2000억원)를 기록했다. 항공기 인도 대수도 지난해 같은 기간 190대에서 올 3분기 63대로 크게 감소했다. 재무적 압박을 받던 보잉은 CEO를 교체하고 737맥스 기종 생산을 중단했다.

보잉은 도입 및 도입 예정이던 항공사들이 운항 중단으로 입은 매출 타격 및 각종 정비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미 사우스웨스트항공, 아메리칸항공, 에어로멕시코와는 보상 문제를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737-800 추락 사고 이후 보잉은 대변인을 통해 사고 원인과 관련한 정보 수집에 힘쓰고 있다고 밝혔다. 고든 존드로 보잉 대변인은 “언론 보도를 통해 사고를 인지하고 있으며 더 많은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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