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한투·키움증권 민원 비율 업권 4% 넘어 CCO선임 권고안 해당
NH증권·미래에셋 CCO 선제적 선임 

증권업계의 최근 3개년 민원 현황. / 자료=금융투자협회, 금융감독원

대형 증권사마다 내년 임원급의 독립적 금융소비자보호최고책임자(CCO)를 선임해야 할지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현재 금융당국의 CCO 선임 권고에 해당하는 증권사는 KB증권,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이다. 앞서 NH투자증권과 미래에셋대우가 선제적으로 CCO를 선임하기로 하면서 증권업계의 CCO 도입이 급물살을 탈지 관심이 집중된다.  

17일 금융위원회의 ‘금융소비자보호 모범규준’ 개정안에 따라 증권업계 민원 비중을 조사한 결과 CCO를 둬야하는 증권사는 KB증권,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으로 조사됐다. 

이번 개정안은 금융소비자보호 강화 조치로서 당국이 내놓은 조치다. 이 안을 보면 CCO의 권한은 한층 강화된다. 금융사의 상품 개발에서부터 영업, 계약, 상품의 사후관리에 해당하는 점을 점검 및 관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CCO에게 영업과 상품계약에 대한 관리 감독 기능은 없었다. 그만큼 회사의 영업권에까지 권한을 행사할 수 있게 되면서 업계에서도 이 부분을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는 자산이 10조원이 넘고, 과거 3개년도 평균 기준으로 민원 건수 비중이 해당 업계의 4%를 넘을 경우 금융사가 독립적 CCO를 선임하도록 했다. 권고사항이지만 이를 어길 경우에는 ‘금융소비자보호 실태평가’시 종합등급을 1단계 하향 조정될 수 있다.

◇미래에셋 민원 비중 가장 높아···KB증권 민원 전년 比 4배↑

현재 금융당국 조치에 해당하는 증권사는 KB증권,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 등 4개 증권사다. 2017년부터 지난 3분기까지 민원 비중이 4%를 넘기 때문이다. 내년부터 금융당국이 제시한 최근 3개년도(2017~2019년)로 산정될 경우 4% 이상이 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상황이다.  

증권사별로 보면 자산 10조원 이상 증권사 가운데 미래에셋대우의 민원 비중이 15.7%로 가장 높았다. 이어 KB증권(6.5%), 한국투자증권(5.3%), 키움증권(4.1%) 순으로 나타났다. 민원 숫자로도 미래에셋대우가 총 933건을 기록해 가장 많았다. KB증권 민원 숫자는 올해 들어 3분기까지 264건을 기록해 작년 전체 민원 수(51건)보다 4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산이 10조원이 넘지 않지만 민원이 많은 곳은 유진투자증권이다. 올해 3분기에만 민원 2482건이 발생했다. 유진투자증권의 민원 증가는 지난 8월 전산장애 사고가 발생한 것이 원인으로 알려졌다. 

CCO 선임과 관련해 KB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CCO 선임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반면 키움증권 관계자는 “2016년부터 3개년도 민원을 보면 4%가 넘지 않기 때문에 당장 CCO를 독립적으로 운영할 것 같지 않다”며 “민원 발생 추이를 보고 조건에 부합되기 전에 선임할지를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과거 3개년도라고 하면 최근(2017~2019년)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CCO 선임은 행정지도이기 때문에 금융사에 불이익이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소비자보호 강화를 위한 취지”라며 “민원 비중도 유동적이기 때문에 (금융사가) 4% 기준만 따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당국에서는 민원비중이 4% 정도면) 금융사를 발전적인 방향으로 유도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선제적으로 CCO 선임에 나선 증권사도 있다. 지난 17일 NH투자증권은 조직개편을 통해 CCO를 선임한다고 밝혔다. NH투자증권은 CCO 선임 의무 증권사가 아님에도 소비자보호 강화를 위해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미래에셋대우도 선제적으로 CCO를 선임했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인사를 통해 정유인 금융소비자보호본부장 선임으로 CCO를 설치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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