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 특정상품 오프라인 제끼고 온라인에서만 판매
광고, 물류비용없어 저렴한 가격으로 승부수
오직 '입소문'에만 의지해야 한다는 단점도 부각···"판매량이 생존 여부 좌우할 것"

특정 상품을 온라인에서만 판매하는 식품업계의 ‘오프라인 패싱’이 새로운 마케팅 기법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형 유통채널을 포기하고 온라인 판매만을 고수하는 마케팅 전략이 저렴한 가격과 가성비라는 무기로 소비자들에게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식품업계의 이 같은 ‘오프라인 패싱’ 현상은 아직 일부 상품에 국한돼 시도되고 있다. 이는 대형 유통채널을 포기해야 하는 부담감이 작용한 탓인데, 온라인 주문이 편한 탄산수나 간편식 등에서 이런 판매 전략이 주로 사용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탄산수나 생수 등은 경우 일단 무거워서 온라인으로 주문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매해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웅진식품은 기존 탄산수 시장에서 입지가 굳건한 ‘씨그램’과 ‘트레비’에 맞서기 위해 ‘오프라인 패싱’을 택했다. 기존 시장지배자들과 비슷한 가격대로 상품을 내놓았다가 철퇴를 맞느니, 광고와 물류비용을 없애고 대신에 ‘가성비’를 주는 방향으로 판매방침을 정한 것이다.

실제 웅진식품의 빅토리아 탄산수의 가격은 경쟁사인 씨그램이나 트레비보다 확실히 저렴하다. 가격비교사이트에서 웅진식품의 빅토리아는 500ml 40개들이가 약 1만8000원에 형성된 반면 트레비의 500ml 20개들이는 약 1만5000원, 씨그램의 350ml 24개들이는 약 1만3000원으로 빅토리아가 최대 40%가량 저렴하다.

웅진식품 관계자는 “TV나 요즘 뜨는 유튜브 등 광고를 전혀 하지 않고 오직 소비자들의 입소문에만 의지하는 홍보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면서 “광고비와 물류비에 들어가는 비용을 판매 가격을 낮추는 데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2015년에 출시한 빅토리아는 현재까지 누적판매량이 약 8000만병이다. 지난해에는 출시 첫해보다 판매량이 6배나 증가했다. 빅토리아는 아침햇살, 하늘보리, 자연은 등 웅진식품의 주력 상품의 틈바구니에서 지난해 18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웅진식품 빅토리아 배 탄산수/사진=웅진식품
웅진식품 빅토리아 배 탄산수. / 사진=웅진식품

삼양식품도 자체 온라인판매 채널인 ‘삼양맛샵’을 통해 불타는고추짜장과 핵불닭볶음면 등 온라인 전용 상품을 내놓았다. 삼양식품은 조만간 라면류에서 온라인 전용상품을 하나 더 출시할 계획을 검토 중이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불타는 고추짜장의 경우 출시 한 달이 조금 넘어서 판매량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면서 “온라인몰이 강화되는 추세에 발맞춘 전략상품”이라고 말했다.

식품업계는 가성비면에서 소비자들의 높은 호응을 얻고 있지만 제품 판매량이 온라인 전용 상품의 생존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한다. 결국 팔리지 않으면 오프라인 매장에 입점할 수밖에 없고, 이 경우 판매 부대비용 증가로 저렴한 가격대를 유지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빅토리아의 경우 온라인시장을 통해 성공적으로 안착한 사례”라며 “온라인 전용상품은 홍보가 쉽지 않기 때문에 해당회사가 강력한 판매 플랫폼을 갖고 있지 않는 이상 생존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래픽=이다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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