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내외 불확실성 커지며 경영기조 지속성 유지하려는 차원

(좌측부터)임병용 GS건설 부회장, 김한기 보성산업 부회장, 최승남 호반 부회장 / 사진=각사
(좌측부터)임병용 GS건설 부회장, 김한기 보성산업 부회장, 최승남 호반 부회장 / 사진=각사

 

연말이 다가오면서 건설업계가 인사와 조직개편 소식을 연일 내놓고 있다. 특징은 두드러지는 파격 인사나 승진이 아직까진 없다는 점이다. 건설업 특성상 대내외 불확실성이 큰 만큼 기존의 안정을 추구하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대표적인 게 GS건설이다. GS건설은 지난 3일 연말 정기 임원인사에서 임병용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켰다. 또 최근 용퇴를 결정한 허창수 GS그룹 회장의 장남 허윤홍 신사업 추진실장(부사장)은 GS건설 사장으로 임명했다. 또 김규화 주택영업·개발사업담당 전무는 건축주택부문 부사장으로 승진시켰다. 승진 이외에 대대적 파격 인사는 없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이는 업황 부진 속에서도 탁월한 경영성과를 달성한 임병용 부회장 체제를 그대로 이어가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GS건설은 지난해 임병용 사장 체제 하에 창사 이래 처음으로 영업이익 1조 원을 넘기며 1조클럽 대열에 들어선 바 있다. GS건설은 “올해 임원인사는 조직 운영의 큰 틀을 유지해 경영 기조의 지속성을 유지함과 동시에 사업전략과 세대교체가 반영된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한화건설에서는 최고재무책임자(CFO) 유영인 재무실장이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유 부사장은 한화건설이 해외시장 손실로 생긴 누적 적자로 추락했던 신용등급을 회복하는 데 혁혁한 공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올 하반기 들어 국내 신용평가사 두 곳은 한화건설에 대한 신용등급을 한 단계 위로 격상했다. 또 언제 불어닥칠지 모를 글로벌 도시개발사업의 리스크에 대해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재무구조를 정확히 파악하려는 그룹 차원의 경영 의지가 인사에 반영된 것으로 업계는 해석하고 있다.

이밖에 주택 브랜드 한양수자인으로 알려진 중견건설사 한양을 이끌 차기 대표로 김한기 보성산업 대표이사 부회장이 결정됐다. 김 부회장은 약 30여년 간 대림산업에서 근무하며 총괄대표이사 사장까지 역임한 인물로 지난해 4월 보성그룹 내에 둥지를 틀었다. 주택, 에너지, 인프라 분야에서 풍부한 사업 경험이 있을 뿐 아니라 경영안정화 차원에서 외부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인물로 낙점된 것으로 전해진다. 보성그룹 관계자는 “외부 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경영 안정화에 무게를 두고, 검증된 내부 인사들을 중용했다”고 설명했다.

건설업계가 파격적 인사보다 안정을 추구하는 이유는 건설업계가 처한 상황이 녹록치만은 않기 때문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2017년부터 시작된 건설수주의 감소세가 내년까지 4년 연속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내년도 수주액 전망치는 140조 원 수준으로, 지난 2014년 107조5000억 원 이후 6년 내 최저치 수준으로 잡고 있다. 사회간접자본이나 도시재생사업, 균형발전프로젝트 등의 영향으로 공공수주는 증가할 수 있지만, 민간수주는 재건축 등 주택을 중심으로 큰 폭의 감소세를 보일게 예상되고 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대내외 환경이 좋지 않은 만큼 새로운 사업을 벌이기보다 현재 기조를 이어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전략을 엿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대부분 차분한 인사를 단행하는 분위기 속에서도 적극적 변화를 준 곳도 있다. 호반은 지난 2일 인사에서 최승남 호반호텔앤리조트 대표를 총괄부회장에 올렸다. 최 부회장은 호반건설 대표도 함께 맡게 된다. 이밖에 호반호텔앤리조트에는 삼성에버랜드 출신의 장해석 대표가 배치됐고, 토목 전문가인 김진원 호반산업 대표이사 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했다. 호반그룹은 임원 인사를 두고 “다가오는 호반건설 IPO(기업공개)를 대비하고 불확실한 경영환경에서 지속성장을 이루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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