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시장에서 1조원 매출 달성으로 창립 8년 만에 흑자 전환 기대···“내년 목표 구체적으로 밝힐 순 없지만 새 의약품 및 시장 확보 나설 것"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이 1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19바이오플러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발언하고 있다. / 사진=차여경 기자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이 1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19바이오플러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발언하고 있다. / 사진=차여경 기자

2012년 창립 이후 계속해서 적자를 기록해 오던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올해 첫 흑자 달성을 전망했다. 유럽 시장에서 자가면역질환 치료 바이오시밀러가 1조원 규모로 판매되면서 영업익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내년부터 새로운 바이오의약품 개발 및 신시장 진출로 흑자 구조를 유지하겠다고 강조했다.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은 1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19 바이오플러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아직 올해가 두 달 정도 남았지만 조심스럽게 올해 처음으로 흑자를 내지 않을까 예측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이날 창립 후 처음으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바이오시밀러 개발 및 판매를 담당하는 삼성바이오에피스는 그동안 적자 폭을 쉽게 개선하지 못했다. 상장사 삼성바이오로직스 공시에 따르면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해 매출액 3698억원을 기록했지만 1028억원의 적자를 냈다. 2017년에 비해 적자가 0.7% 늘어났다.

그러나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올해 유럽에서 판매된 바이오시밀러 매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어 첫 흑자 전환을 이룰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현재 바이오시밀러 제품 4종을 개발해 유럽, 미국, 한국 등에서 판매 중이다. 특히 유럽에서는 엔브렐 바이오시밀러 ‘베네팔리’,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임랄디’의 판매가 호조를 띄고 있다.

베네팔리는 지난 2016년 출시 이후 누적 매출액 약 1조5000억원을 달성했다. 현재 영국, 독일,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에서 오리지널 제품의 시장점유율을 앞서고 있다. 임랄디는 암젠·산도즈·마일란 등 글로벌 경쟁사 제품과 함께 유럽 시장에 출시됐다. 임랄디 출시 이후 1년간 시장 매출은 약 1700억원을 기록했다.

고 사장은 “유통사 바이오젠이 추산한 삼성바이오에피스 바이오시밀러의 시장 총 매출을 합하면 올해 1조원이 예상된다”며 “글로벌 제약사의 경우 매출 1조원을 내기 위해 평균 21년이 걸렸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같은 신생 회사가 빠르게 제품 매출 1조원을 기록했다는 것이 뿌듯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실적을 내기 시작하니 만나자고 하는 회사가 많다. 외국에 가서도 미팅하기 쉬워졌다”며 “초창기에 별로 좋지 않은 조건으로 바이오젠과 유통계약을 맺었다. 다국적회사들은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해 의구심을 가졌다. 지금은 회사 기술이 인정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삼성바이오에피스만 잘 먹고 잘 살 거냐 묻기도 한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국내 바이오 생태계를 리드할 수 있도록 상부상조하겠다”고 덧붙였다.

내년 목표치를 묻는 질문에는 다소 말을 아끼는 모습을 보였다. 고 사장은 “내년에도 성장세를 유지해야 한다. 목표는 있지만 이 자리에서 말하기엔 부담스럽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에 연동돼 있어 구체적인 숫자를 말씀드리긴 어렵다”며 “매출 극대화를 이루고 원가를 절감하며 영업이익을 개선하겠다. 꾸준히 바이오의약품을 개발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현재 판매 중인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항암제 외에도 안과 및 희귀질환 치료제도 개발하고 있으며 근골격질환 치료제도 개발할 예정이다. 또 그동안 유럽과 미국 시장에 집중했다면 앞으로는 중국·브라질 등 이머징 마켓에 대한 본격 진출 계획도 면밀히 검토해서 실행하겠다는 계획이다.

고 사장은 “임랄디가 유럽에서는 잘 팔리고 있지만 미국은 시장점유율 확보가 힘들다. 의약품 입찰 시장인 유럽과 다르게 미국은 병원과 제약사 간 중간 유통사 체계가 있기 때문”이라며 “2023년 임랄디가 정식 출시될 예정이다. 바이오시밀러가 꾸준히 성장세이기 때문에 유럽만큼 미국에서도 잠재력을 보일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셀트리온처럼 직판 체계 구축에 나설 계획은 당장 없다고 밝혔다. 고 사장은 “직판 체계를 언젠가는 구축할 수 있겠지만 당장 제품 한두 개 승인을 받아 직판 체계를 구축하는 것은 회사 경영에 도움이 되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2013년부터 바이오젠과 마케팅‧유통 계약을 맺고 있다.

한편 검찰이 분식회계 증거인멸 혐의로 삼성바이오에피스 임직원 2명을 구속기소한 것과 관련해 고 사장은 “가슴 아프다. 직원이 기소되길 바라는 사람이 누가 있겠느냐”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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