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고 더블로 가’ 통했나···미래에셋대우 해외법인 성장세 ‘주목’
‘묻고 더블로 가’ 통했나···미래에셋대우 해외법인 성장세 ‘주목’
  • 송준영 기자(song@sisajournal-e.com)
  • 승인 2019.11.08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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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분기 누적 세전 순이익 1238억원···증권사 중 최대 기록
실적 부진에도 현지화 전략 및 자본확충 적극 나선 효과
실적 성장세 지속과 수익성 개선 등 과제 남아
자료=미래에셋대우, 그래프=시사저널e.
자료=미래에셋대우, 그래프=시사저널e.

미래에셋대우의 해외 법인들이 실적 호조를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오랜 기간 해외 시장에서 고전했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현지화 전략에서부터 자본 확충까지 적극적으로 시장을 개척한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이제는 실적 성장세 지속과 자본 대비 수익성 개선이 미래에셋대우에 중요한 과제가 될 전망이다.  

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의 해외법인은 올해 3분기 누적으로 1238억원의 세전 순익을 기록했다. 국내 증권사 중에서 해외법인이 세전 순익으로 1000억원을 넘긴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또 미래에셋대우 자체적으로도 해외법인 최대 실적으로 지난해 연간 실적인 845억원을 훌쩍 뛰어넘은 것이다.

과거 미래에셋대우 해외법인의 실적을 되돌아보면 이는 상전벽해다. 미래에셋대우는 2017년만 하더라도 해외법인의 연간 순이익이 348억원에 그쳤다. 2005년 홍콩사무소를 시작으로 해외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쉬운 실적이었다. 그러다 지난해 845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면서 훌쩍 성장하더니 올해는 3분기만에 1000억원을 넘어섰다.

들쑥날쑥했던 분기별 실적이 안정적으로 변한 것도 인상적이다. 미래에셋대우 해외법인은 지난해 1분기에는 376억원의 세전 순이익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4분기에는 109억원의 실적을 기록하는 등 큰 편차를 보였다. 반면 올해 1분기와 2분기, 3분기에는 각각 428억원, 444억원, 366억원의 고른 실적을 냈다. 올해 3분기의 경우엔 뉴욕 법인에서 채권 관련 대손충당금이 계상되면서 90억원 손실이 반영된 영향을 받았다. 다만 이 역시 일부 회수가 될 수 있는 부분이라는 게 미래에셋대우 측의 설명이다.   

해외 법인 별로 보면 홍콩·런던·LA·인도 법인의 실적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이 곳의 올해 누적 세전 순이익은 906억원 수준이다. 브라질·베트남·인도네시아 지역의 경우엔 올들어 377억원의 누적 순이익을 기록했다. 뉴욕·싱가포르·베이징·몽골 지역은 3분기 실적 영향으로 44억원의 누적 순손실을 기록했다.

개별 법인 중에서는 미래에셋그룹의 홍콩 법인의 실적 기여도가 큰 상황이다. 올해 6월 말 기준 자본총계 규모가 2조2156억원 수준인 홍콩 법인은 올해 상반기까지 241억원 순손익을 기록했는데 이는 해외법인 전체 실적(444억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홍콩 법인은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글로벌 사업을 진두지휘하는 전진기지로 특히 올해 항공기 인수금융, 부동산 인수금융, 현지 기업공개(IPO) 주관 등 투자은행(IB) 부문에서 굵직한 딜을 따내며 성과를 내고 있다.     

이밖에 인도와 베트남, 인도네시아 법인도 올해 상반기까지 총 215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인도는 IB와 트레이딩 부문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고,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시장에서는 브로커리지를 중심으로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이같은 해외 법인 실적 상승세의 배경에는 자본 확대 효과와 오랜 현지화 전략이 있다. 홍콩법인의 경우 지난해 1월 3101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나섰고 올해 1월과 5월에 각각 5000억원, 3500억원 증자를 실시했다. 베트남 법인의 경우 2017년 692억원, 지난해 1193억원, 지난달 말 600억원 규모 증자에 나서면서 몸집을 키웠다. 자본 증대 효과가 올들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지화도 해외 법인을 본궤도로 올린 전략으로 꼽힌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해외에 진출한 국내 증권사들이 어려움을 겪은 데는 현지에서의 낮은 인지도와 부족한 네트워크 탓이 컸다. 그런데 대체투자와 IB, 브로커리지 등 다양한 부문에서 실적을 만들어 낸다는 것은 그만큼 인지도가 높아졌고 네트워크가 확장됐다는 의미”라며 “이는 그만큼 오랜 현지화에 대한 노력이 통한 것으로 볼 수 있다”라고 밝혔다.  

이제 관전 포인트는 이러한 실적 성장세를 계속 내보일 수 있느냐로 옮겨진다. 더불어 투입된 자본이 많은 만큼 수익성을 높일 수 있을 지 여부도 주목된다. 미래에셋대우 해외법인들의 자기자본 규모는 총 3조3000억원 수준으로, 올해 3분기 순이익 기준 연환산 자기자본이익률(ROE)은 5%대에 그친다.

송준영 기자
금융투자부
송준영 기자
song@sisajournal-e.com
시사저널e에서 증권 담당하는 송준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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