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8.78%에서 82.31%로 상승···비은행 계열사 성장 105억원에 불과
순이자마진 3분기째 하락···“은행 중심 수익 구조에 한계”

김광수 NH농협금융지주 회장/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김광수 NH농협금융지주 회장/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NH농협금융지주가 비은행 부문 강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모든 금융지주회사가 은행 의존도 개선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는 가운데 농협금융만이 유일하게 의존도가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초저금리 기조로 인해 최근 은행들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에 은행 위주의 사업 구조는 향후 경영에 큰 불안 요소가 될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내년 상반기 추가 기준금리 인하의 가능성도 커지고 있는 만큼 농협금융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지난달 31일 BNK금융그룹과 DGB금융그룹, JB금융그룹 등을 마지막으로 국내 금융지주들의 3분기 실적 발표가 마무리됐다. 하반기 두 번의 기준금리 인하와 대내외 변동성 강화에도 각 금융지주들은 호실적을 이어가는 데 성공했다.

농협금융지주도 마찬가지다. 농협금융은 지난 3분기 누적 1조393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 지난해 동기(1조771억원) 대비 증가율은 29.4%에 달한다. 김광수 농협금융 회장이 올해 목표치로 제시한 1조5000억원 달성도 사실상 확실시됐다.

하지만 농협금융이 내년에도 이러한 호실적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저금리 기조 속에 은행의 수익성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룹의 은행 의존도는 오히려 높아졌기 때문이다.

3분기 누적 기준 NH농협은행의 당기순이익은 1조1922억원으로 전 계열사 당기순이익 합(1조4487억원)의 82.31%를 차지했다. 지난해 동기(78.78%)에 비해 의존도가 3.53%포인트 높아졌다. 김 회장이 취임한 후 농협금융은 은행 중심의 수익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결과는 오히려 반대로 나타나고 있다.

같은 기간 신한금융의 경우 68.69%에서 66.37%로 개선됐으며 KB금융도 69.66%에서 68.52%로 하락했다. 높은 은행 의존도를 보이고 있는 하나금융도 84.36%에서 83.02%로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자료=각 사/표=이다인 디자이너
자료=각 사/표=이다인 디자이너

상대적으로 비은행 부문 강화가 쉽지 않은 지방 금융지주들도 조금씩 체질 개선에 성공했다. BNK금융은 지난해 3분기 87.88%에서 올해 84.27%로 은행 의존도를 낮췄으며, JB금융도 71.22%에서 70.78%로 개선됐다. 특히 DGB금융은 하이투자증권 인수 효과로 90.97%에 달하던 은행 수익 비중을 71.04%까지 낮췄다.

농협금융의 은행 의존도 심화는 다른 계열사들이 농협은행의 성장세를 미처 따라오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농협은행은 지난해 대비 2583억원(27.66%)이나 늘어난 당기순이익을 거뒀지만 NH투자증권은 같은 기간 86억원(2.45%) 늘어나는 데 그쳤다. NH손해보험과 NH-아문디 자산운용, NH저축은행의 증가액도 각각 12억원(42.86%), 8억원(6.30%), 34억원(35.42%)에 불과하다. NH생명보험과 NH캐피탈은 오히려 지난해보다 21억원(-7.84%), 14억원(-3.37%)씩 실적이 악화됐다. 농협은행을 제외한 다른 계열사의 순익 증가 규모는 105억원 수준에 머물렀다.

문제는 은행에 의존한 실적 개선을 더 이상 기대하기 힘들다는 점이다. 이미 역대 최저 수준으로 기준금리가 내려간 가운데 내년에도 추가로 기준금리가 인하될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농협은행은 올해 지속적인 순이자마진(NIM) 하락을 겪고 있다.

지난해 4분기 1.89%였던 농협은행의 NIM(카드포함)은 1분기 1.83%로 낮아졌으며, 2분기에는 1.82%를 기록했다. 3분기에는 좀 더 낮아진 1.79%로 나타났다. 카드를 제외한 NIM 역시 지난해 4분기 1.65%에서 올해 3분기 1.57%까지 하락했다. 추가로 내년부터는 가계대출에 가중치가 부과되는 신예대율 규제가 적용되기 때문에 은행의 대출 영업이 더욱 제한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대내외 불확실성 증대와 경기 불황, 저금리 시대 등을 고려할 때 기존 은행 중심, 이자이익 중심의 금융그룹 수익에는 한계가 생길 수밖에 없다”며 “각 그룹들은 해외 시장과 비은행 계열사 M&A 등을 통해 해결책을 모색하는 중이다”고 설명했다.

자료=NH농협금융지주/그래프=이다인 디자이너
자료=NH농협금융지주/그래프=이다인 디자이너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