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수첩] 전자담배협회는 지금 급하다
  • 박지호 기자(knhy@sisajournal-e.com)
  • 승인 2019.11.01 08:49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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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CSV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 중단 권고에 31일 기자회견 연 전자담배協
회견 6시간 후 '정보 정정' 요청해와···국민 건강과 직결되는 정보, 이권 다툼 수단으로 이용되지 않아야

지난 9월 촉발된 액상형 전자담배 논란은 11월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식약처가 액상형 전자담배에 들어가는 THC와 비타민 E 아세테이트 포함 총 7개 성분에 대한 유해성 조사 결과를 11월 발표하겠다고 밝혀서다. 이런 상황에서 대규모 판매처인 편의점에서 가향 전자담배에 대한 판매 중단을 선언하자 대형마트, 면세점들도 시류를 타고 공급 중단을 발표했다.

쥴랩스코리아와 같이 미국에 본사를 둔, 대규모 제조 업체의 발등에만 불이 떨어진 건 아니다. '국내 전자담배 산업 성장과 발전을 위해 노력해왔다'고 스스로를 소개하는 한국전자담배산업협회도 고사 직전까지 내몰린 액상형 전자담배 산업을 살리기 위해 지난 31일 긴급 기자회견을 여는 등 절박한 모습을 보였다. 

기자간담회의 요지는 "억울하다"였다. 일반 연초 담배도 건강에 나쁜데, 액상형 전자담배가 미국서 이슈화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전면 판매 중단의 상황에 직면했다는 것이다. 아울러 똑같이 액상이 들어가는 궐련형 하이브리드형 전자담배가 액상형 전자담배 만큼이나 위험한데, 이에 대한 규제는 전혀 없다는 것도 이날 이들의 주장이었다. 

간담회 당시의 협회 주장에 따르면 액상형 전자담배에 들어가는 물질은 베지터글리세린, 프록터 글리콜  가향물질, 니코틴 등 4가지다. 궐련형 하이브리드 전자담배에는 이 4가지에 타르혼합액이 더해진 5가지 물질이 들어간다. 이 협회장은 이에 대해 "결국 액상형 전자담배와 궐련형 하이브리드형 전자담배는 동일한 증기며, 오히려 (하이브리드형 제품이) 타르가 포함된 더 유해한 증기로 해석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기자간담회가 끝난지 6시간이 채 지났을까. 협회는 다시금 메일을 보내왔다. "궐련형 전자담배의 타르 유무는 좀 더 확인이 필요합니다"는 내용이었다. 즉, 하이브리드형 제품에 타르혼합액이 들어갔다던 자신들의 주장을 번복한 것이다. 하이브리드형 제품을 두고 "타르가 포함된 더 유해한 증기"라던 자신들의 해석을 폐기했다. 

잘못을 바로잡는 것은 중요하다. 간담회 자리에서든, 보도에서든 정보가 있는 모든 곳에서 말이다. 협회는 이를 알았고, 곧바로 정정했다. 아쉬운 것은 소외된 자리에 국민이 있다는 점이다. 정부와 협회, 업계 간 진실 공방을 벌이는 이 때에도 정보에 목 말라있는 기존 이용자들은 제품의 지속 사용에 대해 고민하며 공개되는, 보도되는, 혹은 온라인 상에서 떠다니는 이야기를 자신 선택의 기준으로 삼고 있다.

정보가 곧 건강으로 직결되는 이 같은 사안에서 관련자 모두가 정보의 취급과 배포에 주의해야 하는 이유다. 지금부터는 식약처의 조사 결과를 조용히 기다려야 할 것이다.  

박지호 기자
산업부
박지호 기자
knhy@sisajournal-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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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 2019-11-01 12:14:17
급한 건 전자담배협회가 아니라 정부 아닐까요? 어떻게든 연초를 더 팔아먹어 세금을 거두려는 것과 전자담배에도 막대한 세금을 붙여야하는 것~
임대희 2019-11-01 08:57:06
한쪽으로 편향되지 않은 정보전달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