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흑자 달성' 천명한 11번가, 3분기도 3억원 영업익 기록하며 목표에 바짝 다가서
수익성 중심 경영으로 매출은 감소···그랜드 십일절 기다리는 11월도 '세일 경쟁' 심화

11번가가 3분기에도 흑자 달성에 성공했다. 수익성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한 효과가 나타나고 있어 이대로라면 목표했던 연간 영업이익 흑자 전환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매출이 쪼그라들고 있다는 점, 영업이익 규모가 지난 1~2분기보다 줄어들고 있다는 점, 11월 예정된 그랜드십일절 행사 경쟁자가 대거 늘었다는 점 등은 과제로 남은 상황이다. 

31일 SK텔레콤 영업실적 공시를 통해 공개된 11번가의 3분기 실적은 매출액 1405억원, 영업이익 3억원이다. 11번가는 "비효율적인 직매입 사업축소로 매출은 다소 감소했지만 치열한 경쟁환경 속에서도 연초에 계획했던 수익성 중심 경영 원칙을 통해 전년 동기 대비 영업손익을 194억원 개선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3분기 11번가의 영업손익 -191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로써 11번가는 올해 3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 지난해 9월 SK텔레콤의 자회사 별도 법인으로 출범한 11번가는 법인 분리 이후 맞은 첫 해인 올해를 흑자전환의 해로 잡고 그간 수익선 개선에 주력했다. 그 결과 지난 1분기에는 영업이익 43억원으로 흑자 전환 첫 성공을 거뒀고, 2분기에는 영업이익 4억원을 기록했다. 

◇ 흑자 반갑지만···매출·영업익 규모 계속 줄어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1~3분기 기세가 이어진다면 11번가가 당초 목표한 연간 흑자 달성이 가시화할 가능성이 높다. 11번가는 지난 1분기와 2분기 컨퍼런스콜, 1주년 기념 축사에서도 연간 흑자 달성을 긍정적으로 점쳤다. 

그러나 수익성 중심 경영으로 인해 외형도 쪼그라들고 있다. 11번가의 지난 매출은 △1분기 1569억원 △2분기 1458억원 △3분기 1405억원으로 분기를 거듭할 수록 감소하고 있다. 흑자 규모의 뚜렷한 성장이 있는 것도 아니다. 1분기 43억원의 흑자를 기록한 11번가는 2분기 4억원, 3분기 3억원 등 영업익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4분기에는 매출과 영업익 규모가 이전보다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11월이 있어서다. 

◇ 십일절이 안은 부담

11번가는 11월에 큰 기대를 걸고있다. 그랜드 십일절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나 론칭 11주년을 맞은 올해 십일절은 역대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11월 1일부터 11일까지 실시하는 십일절은 지난 2월부터 매달 완판행진을 이어가는 월간 십일절의 판매 빅데이터를 활용해 인기 브랜드들을 총집결하고, 11번가의 단독 할인 상품을 기획하는 등 회사가 총력을 기울였다. 

다만 유통업체 모두 11월 빅세일을 천명하면서 11번가는 11월 파이를 잘게 나눠 먹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독식이 어려워졌단 뜻이다. 11월 3주간 이어지는 전국 단위 세일 행사인 코리아세일페스타에도 쿠팡, 위메프, 티몬, G마켓, 옥션 등 이커머스 업체가 대거 참여한다. 

이커머스에서 오프라인으로 고객 끌어들이기에 나선 유통업체들도 대규모 세일을 진행한다. 신세계그룹은 11월 2일을 '쓱데이'로 정하고 신세계그룹 18개 계열사 역량 총동원, 미국 블랙프라이데이나 중국 광군제 못지 않은 최대규모 행사를 펼친다. 롯데도 전 계열사가 1조원 물량을 쏟아내는 롯데 블랙페스타를 1일부터 7일까지 연다. 홈플러스는 11월 한 달간 "땅 파서 장사하겠다"고 초저가 계획을 밝힌 상황이다. 11번가 십일절의 존재감이 이전보다 다소 약화할 것으로 보이는 이유다.  

11번가가 4분기 흑자를 기록할 경우 국내 이커머스 업체 중 흑자를 보는 업체는 이 두 업체가 유일해진다. 다만 흑자를 보는 이베이코리아도 매출 1조원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G마켓과 옥션, G9 등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의 지난 3년 매출은 △2016년 8633억원 △2017년 9518억원 △2018년 9811억원으로 지속 성장 중에는 있다. 다만 '돈을 왕창 붓고 있는' 쿠팡의 두자릿수 성장률에 비하면 매출 증가율은 더딘 상태다. 

이는 수익성을 챙기면 외형 성장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을 보여준다. 돈을 쓰는 만큼 크고, 아끼는 만큼 쪼그라든다는 것이다. 지난해 말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로부터 2조 5000억원 투자를 받은 쿠팡의 올해 매출액이 10조원이 될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나오는 이유다. 

◇ SK페이·마케팅 효율화 집중

이를 타개하기 위해 11번가도 결제 편의성, 기획 행사 및 기획 상품을 강화하며 고객의 직접 유입을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11번가는 31일 오후 진행된 SK텔레콤 컨퍼런스콜을 통해 "결제 편의성을 제고해 쇼핑경험을 개선하고 중장기적으로 고객 충성도를 높여 반복구매 상승 효과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11번가는 지난 4월 고객 등급제 개편과 포인트 제도를 도입했고, 7월에는 SK pay를 출시하고 11번가 신한카드를 출시하기도 했다. 

아울러 마케팅 효율화를 위해 "쿠폰 제공을 축소하고 구매 후 SK 페이 포인트 혜택을 강화해 비용 효율화 및 재구매를 유도하겠다"면서 "셀러의 자발적 마케팅 참여구조 구축으로 비용효율화 증대, 월간 십일절 등 기획행사·상품을 통해 고객 직접 유입 강화 및 거래 활성화를 이루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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