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차와 국내 완성차 업체가 주도하고 있는 시장 판도 깨기 만만찮아
전기차로 공략할 경우 의미 있는 결과 나올 가능성은 있어

사진=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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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차 업계가 한국시장 공략에 팔을 걷고 나섰다. 강화된 AS와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야심차게 재도전에 나선 것인데 정작 차 업계 분위는 대체적으로 차분한 모습이다.

최근 한국시장에 출시된 중국차는 동풍소콘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펜곤(FENGON) ix5’다. 가솔린 터보 차량이며 국내 모델과 비교하면 싼타페 크기와 비슷하다. 최고출력은 150마력 정도다.

경쟁 차량 대비 특히 강점으로 거론되는 것은 역시 가격이다. ix5의 가격은 부가세를 포함해 2480만원이다. 동급모델로 여겨지는 싼타페가 2695만원부터 시작해 4000만원대 초반에 이른다는 점을 감안하면 저렴한 편이라고 할 수 있다. 수입 판매사인 신원CK모터스는 여기에 애프터서비스(AS)에도 신경을 써 소비자들을 사로잡는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중국차가 만발의 준비를 하고 국내 시장 공략에 나섰지만 국내 자동차 업계는 전반적으로 차분한 모습이다. 대체적으로 크게 두렵진 않다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우선 ix5가 한국차 시장의 특수성을 극복할지 의문이라는 분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한국소비자들은 차에 있어서 눈높이가 매우 높은 편”이라며 “독일차를 제외하면 프랑스 푸조나 이탈리아 피아트도 고전하는데, 아직 소비자들에게 낯선 중국차가 선전할지는 의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차 업계 인사 역시 “한국 소비자들 중 많은 이들이 돈이나 차는 없어도 비싸고 좋은 차를 사려고 하는 성향을 갖고 있다”며 “중국차를 낮은 가격에 사서 소비자들이 본인들이 원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 같은 전망처럼 프리미엄 수입차 시장을 공략하지 못하더라도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현대차나 쌍용차와 경쟁할 여지는 있다. 다만 이런 경우를 감안해도 만만치 않은 도전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 자동차 업계 연구원은 “가격 경쟁력을 내세우는데 현대차 2020 투싼 엔트리 모델이나 쌍용차 코란도와 비슷한 수준”이라며 “싼타페 급이라고 하지만 소비자들에겐 회사나 모델 자체가 생소해서 크게 와 닿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투싼의 경우 엔트리모델 기준 2255만원부터 시작하고 코란도는 2216만원부터 가격대가 책정돼 있다.

이처럼 중국차는 기존 프리미엄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독일차 3총사(벤츠‧BMW‧아우디)와 시장의 인정을 받고 있는 현대차‧쌍용차 사이에서 고전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와 비슷한 현상이 이미 스마트폰 시장에서 일어나고 있다. 화웨이 등 중국 스마트폰들이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한국시장에 들어왔지만 아직까지 삼성전자 갤럭시와 애플 아이폰이 지배하다시피 하고 있는 시장 판도를 깨지 못하고 있다.

다만 중국업계가 전기차로 시장을 공략하고 들어오면 사정이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의 전기차 기술은 세계적으로 봐도 상당한 수준에 올라와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한국 소비자 눈높이가 상당히 높기 때문에 중국차가 한국 시장에서 선전하기엔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본다”며 “다만 중국이 중형 SUV 전기차 등을 상당히 잘 만들기 때문에 전기차를 내놓게 되면 통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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