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0월 설민석·장미희 모댈 기용 후 매출 상승···각각 연매출 100·60억원대 품목

광동제약 경옥고(왼쪽)와 동국제약 훼라민큐 광고 모습. / 사진=광동제약, 동국제약
광동제약 경옥고(왼쪽)와 동국제약 훼라민큐 광고 모습. / 사진=각사

TV광고 등 마케팅을 활용해 매출 증대를 이뤄낸 광동제약 경옥고와 동국제약 훼라민큐가 주목받고 있다. 회사의 적극적 마케팅 전략과 우수한 품질 등이 어우러져 일반의약품으로는 적지 않은 매출고를 기록한 것으로 분석된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제약사들의 마케팅 전략은 TV광고와 신문광고 등을 뛰어넘어 인터넷과 SNS, 유튜브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펼쳐지고 있다. 하지만 전통적 방법임에도 현실적으로 영향력이 큰 TV광고를 무시할 수 없다.

TV광고는 해당 품목 매출에 당장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반론도 일각에서 나오지만, 방송 직후 등 여러 데이터를 분석하면 매출 상승 등 효과를 보인 일반약 품목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그 사례로 최근에는 광동제약 경옥고와 동국제약 훼라민큐도 거론된다.    

광동제약 경옥고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병중병후, 허약체질, 육체피로, 갱년기장애, 권태 개선 효능을 인정받은 일반약이다. 하루 두 번, 한 포씩 복용한다. 식전 또는 식간에 복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생약 성분으로 구성돼 있어 위장장애가 거의 없는 것도 특징이다. 경옥고는 지난 1963년 광동제약 설립 당시 출시된 품목이다. 이 같은 전통과 역사를 토대로 최근 수년간 매출이 상승하는 추세였는데, 여기에는 지난해 10월부터 방송된 TV광고가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광고는 설민석 강사가 박물관에서 경옥고와 관련된 고전 문헌을 찾아보는 내용으로 구성했다. 설 강사는 예로부터 한의학에서 몸을 건강하게 해주는 보약으로 알려진 경옥고 역사를 ‘설민석의 약사(史)실록’이라는 콘셉트로 시청자들에게 흥미롭게 전달했다.

광고를 통해 경옥고가 ‘동의보감’에 나오는 4000개 처방 중 첫 번째로 수록됐고, ‘승정원일기’와 ‘조선왕조실록’에 왕의 건강 비법 중 하나로 소개됐을 만큼 귀한 약제라는 점이 부각됐다. 이 같은 광고 등 마케팅 영향으로 경옥고는 지난해 100억원 매출을 달성한 것으로 파악됐다. 올해에도 지난해 실적을 초과하는 매출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역사적 배경 외에도 광동제약이 강조하는 것은 경옥고에 대한 과학적 검증이다. ‘경옥고의 항피로활성’ ‘전통처방 경옥고의 면역증강’과 같은 논문이 각각 생약학회지와 본초학회지에 게재된 것이다. 최근에는 ‘경옥고의 미세먼지로 인한 호흡기질환 손상 예방’ 눈문이 SCI급 국제학술지인 국제환경보건연구저널에 게재되기도 했다.    

동국제약 훼라민큐는 지난 2001년 국내에 출시된 이후 시장에서 줄곧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대표적 여성 갱년기 증상 치료제다. 여성 갱년기의 신체적·심리적 증상을 동시에 개선해주는 훼라민큐는 ‘서양승마’와 ‘세인트존스워트’의 생약 복합 성분이다.

서양승마는 갱년기 증상 치료를 위해 유럽에서 의약품으로 개발된 식물 성분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치료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받았다. 주로 갱년기 신체적 증상인 안면홍조·발한 등의 개선에 효과적이다. 세인트존스워트는 2000년 전 고대 그리스·로마 시대에서부터 애용된 허브 식물이다. 미국에서 항우울증 효과를 인정받아 일명 ‘해피허브’로도 불린다. 우울·불안·초조 등 갱년기 심리적 증상 개선에 효과를 나타내는 성분이다.

동국제약도 광동제약과 유사한 시점인 지난해 10월부터 배우 장미희씨를 광고모델로 기용해 훼라민큐를 홍보했다. 당시 광고는 플라워 클래스 중 훼라민퀸 모델들이 갱년기로 인한 고민을 털어놓자, 장씨가 생약 성분인 서양승마가 갱년기에 좋다는 정보를 제공하는 내용으로 구성돼 있었다.

이어 동국제약은 올 5월초부터 장씨가 출연하는 두 번째 광고를 방송 중이다. 이번 광고는 갱년기 여성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담아 훼라민큐 효능·효과에 대한 공감도를 높이는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했다. 

이 광고가 나간 이후 훼라민큐 매출은 성장세를 타고 있다. 아이큐비아 데이터를 기준으로 훼라민큐는 지난해 52억여 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이 중 상반기 매출액은 27억6000만원이었다. 올 상반기에는 31억4000만원 매출을 달성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4% 증가한 실적을 내놓았다. 실제 올 들어서는 매달 5억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하고 있어 연말까지 60억원 매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상황이다.

복수의 제약업계 관계자는 “해당 품목 특성과 소비자 성향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각 제약사가 마케팅 전략을 신중하게 잘 결정해야 한다”며 “아무래도 마케팅비용을 들인 만큼 일단 매출 증대로 이어지는 경향이 크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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