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급 부분변경···확 바뀐 내·외관 디자인, 각종 첨단 사양 기본 적용은 덤
기존 모델과 동일한 3.0 S2 디젤 엔진 탑재···가격은 4700만~5160만원 수준으로 경쟁 모델보다 1000만원가량 비싸

지난 5일 기아자동차의 ‘모하비 더 마스터’ 마스터즈 트림을 타고 경기도 양주에 위치한 오랑주리에서 인천 네스트호텔까지 약 84km 구간을 주행했다. 시승 전까지 ‘부분변경 치곤 너무 비싼 것 아닌가’라는 마음이 들었지만, 차량을 마주한 뒤 생각이 바뀌었다.

기아차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부문 최근 실적은 상승세다. 소형 SUV 셀토스가 지난달 6109대가 판매돼 RV(미니밴·왜건·SUV) 부문 판매 실적에서 현대차를 앞섰다.

신형 모하비에 대한 시장 반응도 나쁘지 않다. 기아차는 지난달 21일 신형 모하비의 사전계약을 시작했다. 시작과 동시에 2500여대가 계약됐고, 이후에도 꾸준한 시장 반응이 이어졌다. 현재는 영업일 기준 11일 간 약 7000여대의 사전계약이 체결됐다. 기아차는 사전계약에 힘입어 신형 모하비의 연간 판매목표를 2만대로 잡았다. 지난해 연간 판매량의 2.5배에 달하는 수치다.

신형 모하비의 구매 포인트는 내·외관 디자인의 변경과 각종 첨단사양이 전 트림에 기본적용 됐다는 점이다.

모하비 더 마스터의 전면부 헤드램프와 라디에이터 그릴의 모습. /사진=최창원 기자
모하비 더 마스터의 전면부 헤드램프와 라디에이터 그릴의 모습. / 사진=최창원 기자

차체 크기는 이전과 비슷하다. 신형 모하비는 ▲전장 4930㎜ ▲전폭 1920㎜ ▲전고 1790㎜ ▲축거 2895㎜로 기존 모델과 비교해 전장과 축거는 동일하고, 전폭은 기존 대비 5㎜ 늘었다. 전고는 20㎜ 낮아졌다.

크기는 비슷하지만 디자인은 기존 모델과 다르다. 전면부엔 넓은 라디에이터 그릴이 탑재되고 FULL LED 헤드램프와 버티컬 큐브(사각형 모양의 램프가 수직 형태로 늘어선 모양) 주간 주행등이 적용됐다. 후면부엔 모하비 전용 엠블럼이 새겨졌다.

내부 디자인을 살펴보면 12.3인치 대형 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한 넓은 가로형 레이아웃이 눈에 띈다. 이외에도 3D 패턴 무드 램프가 탑재 돼 운전자 설정에 따라 다양한 색상을 입체적으로 제공한다.

이용민 기아차 국내마케팅실 상무는 “마치 고급 세단에 탑승한 듯 느껴지는 실내공간이 특징”이라면서 “프리미엄 이미지를 구현하고, 대형 SUV에 부합하는 공간감을 확보했다”고 덧붙였다.

내·외관을 살펴본 뒤 본격적으로 가속 페달을 밟았다. 태풍의 영향으로 일부 구간에선 앞이 안 보일 정도로 비가 쏟아졌다.

뒤에서 바라본 모하비 더 마스터의 모습. /사진=최창원 기자
차량에서 바라본 모하비 더 마스터의 뒷모습. / 사진=최창원 기자

한 번에 치고 나가는 느낌은 없었지만, 한 번 속도가 붙은 뒤엔 부드러운 가속감을 보였다. 신형 모하비엔 기존 모델과 동일한 3.0 S2 디젤 엔진이 탑재됐다. 최고출력 260마력, 최대토크 57.1kg·m의 동력 성능을 구현한다.

프레임바디 차량에서 느껴지는 특유의 미세한 진동도 적었다. 신형 모하비는 후륜 서스펜션 구조를 일부 변경했다. 후륜 쇼크업소버(노면 굴곡에 따른 흔들림을 줄여주는 장치)의 장착 각도를 변경했고, 바디와 샤시의 연결 부위에 고무를 새롭게 바꿔 승차감을 개선했다.

전 트림에 기본 탑재된 첨단 사양들은 운전자로 하여금 보다 편안한 주행이 가능하게 도왔다. 강한 비로 차선 확인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전방 충돌방지 보조음과 차로 이탈방지 보조음은 예민하게 반응했다.

기아차는 신형 모하비 전 트림에 ▲고속도로 주행보조 ▲전방 충돌방지 보조 ▲차로 유지 보조 ▲차로 이탈방지 보조 ▲후방 교차 충돌방지 보조 ▲후측방 충돌 방지 보조 ▲운전자 주의 경고 등 첨단 안전 사양을 기본 적용했다.

비가 쏟아져 노면이 젖어 있는 상황에서의 코너링도 나쁘지 않았다. 차체가 쏠리는 현상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오히려 묵직하게 선회하는 탁월한 조향성은 운전자에게 안정감을 선사했다.

모하비 더 마스터의 뒷좌석 모습. /사진=최창원 기자
모하비 더 마스터의 뒷좌석 모습. / 사진=최창원 기자

다만 가격은 소비자들로 하여금 고민을 던져줄 것으로 보인다. 신형 모하비의 판매 가격은 개별소비세 3.5% 기준 플래티넘 트림이 4700만원, 마스터즈 트림이 5160만원이다. 3000만원대 중반에서 시작하는 현대차의 팰리세이드나 쌍용차의 G4렉스턴보다 1000만원가량 비싼 가격이다.

이날 시승을 끝낸 후 확인한 연비는 10.2km/ℓ였다. 기아차에 따르면 신형 모하비의 18인치 타이어 기준 복합연비는 9.4km/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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