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고용보장’ 계약서 공개하며 합당한 보상 요구···사무금융노조 연대 ‘결의’
롯데카드 측 “고용 안정, 계약 시 확약된 사항”···대화 지속 노력 방침

4일 서울 송파구 롯데타워 롯데몰 앞에서 열린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롯데카드 지부 투쟁선포식 현장/사진=이기욱 기자
4일 서울 송파구 롯데타워 롯데몰 앞에서 열린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롯데카드 지부 투쟁선포식 현장/사진=이기욱 기자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롯데카드 지부(이하 롯데카드 노조)가 고용 안정 쟁취를 위한 투쟁에 본격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롯데카드 노조는 4일 오후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롯데타워 롯데몰 앞에서 롯데지주와 롯데카드에 대한 투쟁선포식을 열었다. 다소 궂은 날씨에도 일부 조합원들이 참석해 결의를 다졌다.

이날 노조는 사측에 크게 두 가지의 요구사항을 제시했다. 고용 안정 보장과 매각에 따른 합당한 보상이 그것이다. 노조 측에 따르면 현재 롯데카드는 MBK파트너스 컨소시엄으로의 매각을 앞두고 있지만 고용 안정을 보장해주는 어떠한 문건도 직접 확인하지 못한 상태다. 롯데카드와 MBK파트너스는 언론 보도 등을 통해 ‘고용 보장 5년’ 사실을 알렸을 뿐 구체적인 계약 사항을 확인시켜주지 않고 있다.

김동억 롯데카드 노조 위원장은 “노조 측에서 MBK파트너스에 면담을 요청하고 직접 방문까지 해봤지만 만날 수 없었다”며 “‘5년 고용 보장’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계약서 공개도 요청해봤지만 아직까지 거부당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 누구도 본 적 없는 내용을 어떻게 믿을 수 있나”며 “확인 방법이 없는 한낱 언론플레이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롯데카드는 최근 롯데지주로부터 통보받은 위로금 내용을 공개했다. 이번에 직원들에게 지급되는 위로금은 약 138억원으로 매각대금(지분 80%, 1조3810억원)의 1% 규모에 불과하다. 이에 노조 측은 2002년 창립 이후 17년 동안 헌신해 온 직원들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반발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창립 이후 직원들은 17년 동안 누적금액 약 2조원의 수익을 올렸으며 회사를 1조7000억원 규모로 성장시켰다”며 “1% 수준의 위로금으로 우리를 팔아버리는 행위는 직원들의 자존심을 무참히 밟고 헌신짝처럼 내버리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우리가 주장하는 것은 지극히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것”이라며 “빼앗긴 자존심과 권리를 회복하고 롯데카드가 정상화되는 그날까지 투쟁하겠다”고 강조했다.

일반 조합원들의 성토도 이어졌다. 만 17년 6개월 동안 롯데카드에서 근무했다고 밝힌 조합원 신모씨는 “우리들은 동종업계 최저 수준의 임금을 받으며 최선을 다했지만 지금은 헌신짝 버리듯이 하고 있다”며 “고용 안정에 대해서는 확답을 하고 있지 않으며 신동빈 회장 연봉보다 적은 위로금으로 때우려고 한다”고 말했다.

또한 “‘왜 청춘을 바쳐서 열심히 일했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고용 보장 5년 자체가 형식적인 것임을 알고 있는데 그 형식적인 계약서조차 보여주지 않는 롯데카드는 너무 무책임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이라도 고용 보장에 대해 서면으로 명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새롭게 롯데카드 지부를 소속 지부로 받아들인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도 굳은 연대를 다짐했다. 김현정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위원장은 “롯데카드 매각은 경영실적 악화 때문이 아니라 롯데지주의 이해와 필요성 때문”이라며 “정당한 보상을 요구하는 것이 뭐가 잘못됐는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롯데카드 노조가 사무금융노조에 새롭게 가입한 것은 기업별 노조가 아닌 산별노조의 힘으로 승리하기 위해서라고 생각한다”며 “8만 노동자들이 승리할 때까지 옹호하고 함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롯데카드 관계자는 “이미 언론에 보도된 것처럼 5년간 고용 보장은 계약 시 확약된 내용”이라며 “기타 사항에 대해서도 노동조합과 성실하게 대화해 왔으며 앞으로도 대화를 지속하고 직원들의 처우 보장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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