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타, 진행 2년 만에 통과, B/C 1.0으로 턱걸이
수도권 동서 지역, 교통환경 개선 기대···송도에서 서울역까지 27분
GTX 노선 중 사업비 가장 많아···경제여건 따라 사업지연 가능성도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수도권광영급행철도(GTX) 노선 중 가장 진척이 더뎠던 B노선이 사업 첫 관문인 예비타당성조사(예타)를 통과했다. B노선의 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면서 수도권 동서 지역의 교통 환경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다만 B노선은 A·C노선에 비해 사업비가 1조~2조원이 더 투입되는 만큼 경제여건에 따라 사업 시기가 늦춰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아울러 경제성 여부도 아직까지는 회의적인 시선이 존재한다.

22일 업계 등에 따르면 GTX-B노선은 최근 예타를 통과했다. 2009년 경기도가 GTX 3개 노선안을 확정하고 국토교통부가 GTX 사업을 공식 제안한 지 10년 만이다. B노선은 2017년 9월부터 예타를 진행했지만 경제성이 낮다는 이유로 2년 가까이 결과를 내지 못했다. 올해 초 예타 면제 사업에서도 제외됨에 따라 전망이 어두웠다.

당초 B노선은 B/C(비용 대비 편익) 0.33를 받아 사업이 불투명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열차 편성을 조정하고 C노선과의 환승 계획 등을 추가해 예타 통과 기준인 B/C 1.0을 가까스로 넘겼다. 특히 남양주시 왕숙지구가 제3기 신도시에 포함되면서 수요가 20만명 늘어난 점도 예타 통과를 이끈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B노선은 인천 송도에서 서울 여의도·용산·서울역·청량리를 지나 남양주 마석까지 80.1㎞ 구간을 잇는 노선이다. 13개 정거장이 들어설 예정이다. 그동안 이들 지역에서 서울을 가려면 광역버스나 지하철 환승 등에 의존해야 했던 만큼 B노선이 개통하게 되면 수도권 동서 지역의 교통 편의성은 대폭 개선될 전망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B노선을 이용하면 송도에서 서울역까지 현재 82분에서 27분, 송도에서 마석까지 현재 130분에서 50분으로 이동 시간이 크게 단축된다. 여의도에서 청량리까지도 35분에서 10분으로 절반 미만으로 줄어든다.

국토부는 B노선이 남양주 왕숙 등 수도권 신도시 발전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이미 사업 추진 중인 A·C노선과의 시너지 효과도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업추진 방식(재정·민자) 결정을 위한 민자적격성 검토를 한국개발연구원(KDI)에 즉시 신청하고, 금년 내 기본계획 수립 용역에 착수할 계획이다. 착공은 2022년 말로 예정돼 있다.

문제는 GTX를 둘러싼 변수가 워낙 많아 정부의 예상대로 제때 공급될지 미지수라는 점이다. 특히 B노선은 GTX 노선 중 가장 많은 재정이 투입되기 때문에 경제여건에 따라 사업 시기가 늦춰질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B노선의 사업비는 5조7351원으로, A노선(3조3641억원)과 C노선(4조3088억원)보다 높다. A노선의 경우 이미 착공식을 마쳤지만 실제 공사는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 B노선이 예타를 통과했지만 아직까지는 경제성 여부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앞서 A노선과 C노선은 B/C가 각각 1.11, 1.36로 수월하게 예타를 통과했다. 하지만 B노선은 열차 편성을 조정하고 3기 신도시 개발 수요까지 반영한 뒤에야 턱걸이로 경제성을 인정받았다. B/C 1.0 이마저도 예상 시나리오인 만큼 변수에 따라 그 결과는 조정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사업시행과정에서 효율성과 사업성을 잘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예상보다 수요가 적어 수익이 나지 않을 경우 사업에 참여한 민간 업체들이 사업비 회수를 위해 높은 요금을 요구할 수도 있어서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사업성에 대한 검토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채 민간자금으로 사업을 추진하면 요금이 더 늘어날 수도 있다”며 “A노선의 경우 동탄과 서울 강남 간 요금이 4000원 정도로 예상되는데, 사업비가 더 들어가는 B노선은 5000원이 넘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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